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교 학생들의 현장실습 제도가 인권유린과 혹사 등 문제점을 드러내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분출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전교조와 민주노총은 제도를 아예 없애라고 요구한 반면 교총에서는 제도를 유지하되 개선 보완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주노총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을 산업체에 파견하는 현장실습 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이뤄지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은 정상적인 취업은 아닐뿐더러 꼭 필요한 교육도 아니다"라며 "열악한 노동조건·저임금·노동력 착취가 엄연한 노동현장으로 현장실습 노동자를 밀어 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전주 LG 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일하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을 비롯해 2014년 이후 5명의 현장실습생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장실습 제도는 반(反) 교육, 반노동 성격이 분명하다며 대안적인 직업교육 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때 김상곤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현장실습을 중단해선 안되고 대신 인권침해 등의 문제점을 보완하면 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교총은 같은 날 내놓은 논평을 통해 “현장실습 제도가 50년 이상 유지돼 온 상황에서 확실한 대안 없이 당장 중단하거나 폐지할 경우 교육현장과 기업체의 엄청난 혼란과 부작용이 초래된다”며 이런 의견을 밝혔다.
교총도 현장실습 제도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에는 동감을 표시했다. 기업에서 현장실습생을 저가노동력으로만 활용하려고 하고, 학교에서는 직업교육의 성과를 취업률만으로만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을 위한 현장실습 산업체 발굴이 미흡하고 관리·감독이 소홀해지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나타났다고 교총은 지적했다.
그러나 교총은 제도 도입의 취지와 교육현장의 현실 및 우리나라 대학진학과 취업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장실습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장실습제도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실무경험을 얻음으로써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직업에 일찍 취업하는데 유익한 제도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대학 진학에만 매몰된 우리 사회의 관심을 직업진로로 분산시키고, 직업교육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각인시킴으로써 학생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진로탐색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교총은 강조했다.
특히 최근 청년실업률이 11%를 넘어서고 대학 졸업 후에도 취업을 하지 못해 인력이 넘쳐나는 어려운 상황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며 일찍 취업 현장으로 진출할 수 있게 하는 현 제도는 필요하다고 교총은 밝혔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제도를 폐지할 경우 직업교육이 학교 내 이론과 실습으로 제한되고 기업체의 실질적 만족도가 낮아져 취업률 저하와 함께 직업 고등학교로서의 명맥을 이어가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교총은 우려했다.
이에 따라 교총은 대안도 없이 현장실습 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성급다면서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들을 개선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교총은 구체적인 개선방안으로 ▲도제식 교육으로 전환 및 무리한 취업률 경쟁 중단 ▲기업-학교 소통강화 ▲현장실습 실태 파악 및 산업체 질 관리를 위한 시‧도교육청 차원의 시스템 마련 등을 제안했다.
김상곤 신임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견 현장실습 개선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어 구체적인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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