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代 문재인정부 교육정책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기간중 "출산에서부터 육아, 보육, 교육의 전 과정을 국가가 함께 책임지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교육이 다시 희망이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고등학교까지 공교육 국가 책임 △대학등록금 획기적 인하 △교사가 수업을 열고 학생이 선택해서 듣는 고교학점제 도입 △외고, 자사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대입제도 단순화 △지방 국립대 육성 △공공부문의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같은 공약을 바탕으로 앞으로 5년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이끌어갈 교육정책을 미리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다.
“유아교육은 국가책임”
문재인 대통령은 '아이를 키우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란 인식 아래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수용하는 아동의 비율을 40%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을 비롯해 아동수당 도입, 돌봄학교의 초등학교 전학년 확대 등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국공립 단설 또는 병설유치원을 확대하고 경영난을 겪는 사립유치원을 국공립 또는 공공형태로 전환시킬 방침이다. 현재 서울시가 시행 중인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시유지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하는 방식 등으로 지난해 1419개였던 국공립 어린이집을 오는 2020년까지 2154개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서울시 아동 2명 중 1명은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게 된다.
아동수당은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예산 편성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던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에 대해서는 "국가가 책임지고 더 이상의 보육 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 아동인권법 제정, 초등학교 일대일 맞춤형 성장 발달 시스템과 기초 학력 보장제 , 어린이 활동 공간 CC(폐쇄회로)TV 확대, 15세 이하 아동의 입원 진료비 국가책임제 도입, 초·중·고등학생 독감 예방 접종비 지원, 권역별 어린이 재활병원 확충 등을 약속했다.
특수목적고 단계적 폐지
문재인 대통령은 외국어고와 자립형사립고의 단계적 폐지 공약을 제시했다. 특목고와 자사고가 고교 서열화를 유발해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입시명문고나 다름없게 된 외고, 국제고, 자사고를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예술고, 체육고, 마이스터고, 과학고는 그대로 유진될 전망이다. 외고·국제고·자사고의 경우 선발 시기도 구분 선발에서 동시 선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이런 공약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도 비슷하기 때문에 정부가 결심만 하면 시행하는 데 큰 난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입시의 단순화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현행 대입제도가 너무 복잡하다고 지적해 왔다. 이 때문에 1회에 수십만원에서 100만원에 이르는 컨설팅(입학전형상담)이 성행하는 등 학생과 학부모가 입시제도 큰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수시의 단계적 축소'를 대책으로 제시했다. 특히 사교육을 유발하는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을 점진적으로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수능으로 대입체제를 단순화하할 방침이다. 그렇지만 수능시험과 정시전형을 과도하게 중시하면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도 있어 이 문제에 대한 보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개편도 큰 관심의 대상이다. 문 대통령은 선거과정에서 2021학년도 수능부터 전과목 절대평가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영어 영역과 한국사 영역에서는 100점 만점일 경우 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 80점 넘으면 모두 2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의 절대평가가 시행되고 있다. 이런 평가방식을 모든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 공약의 골자이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반에 수능시험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이같은 절대평가 공약 역시 문 대통령 뿐만 아니라 4명의 후보가 나란히 제시한 바 있어 시행에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문 대통령을 비롯한 대선후보들은 나아가서 중장기적으로 '수능자격고사화'도 약속했다. 이는 일부 교육단체들도 요구하는 사항이다. 또 과거 예비고사제도가 처음 도입될 당시와 유사하다. 그러나 과거에는 본고사제도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졌으니 상황은 다르다. 따라서 수능시험이 절대평가로 전환되거나 자격고사로 바뀔 경우 수험생의 변별력을 평가할 또다른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방안도 아울러 필요해 보인다.
학자금 부담 완화
문대통령은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실현하고 대학등록금 반값도 실행하겠다고 공약에서 밝혔다. 대학입학금도 없애겠다고 했다. 이밖에도 중·고등학교 교복에 표준 디자인을 도입해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또 학교별 공동구매와 교복가격 상한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내 부지 확보가 어려운 서울·수도권 소재 대학의 연합기숙사를 학교 밖에 짓겠다는 계획도 문 대통령의 공약에 담겨 있다.
대학구조 개편
인구감소와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부응하도록 대학구조를 바꾸는 것 역시 큰 관심사이다. 특히 대학구조 개편방식 여하에 따라 사교육시장에도 영향을 주기에 교육계의 주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정부는 대학구조개혁평가와 대학재정지원사업을 통한 정원감축 및 학과 구조조정 등 대학구조개혁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대학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평가지표를 이용해 획일적인 구조개혁을 꾀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일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과정에서 박근혜정부의 대학구조개혁을 손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가와 재정지원을 결합한 대학구조개혁 방식이 대학을 통제해 자유와 자치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그 대신 문 대통령은 대학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국립대의 경쟁력을 높여 명문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지방국립대학들이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방안이 실현되면 지방국립대에는 유력한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방침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국립대 사이의 교감과 일치된 노력이 중요하다.
문재인 대톨령이 내세운 또다른 공약은 정부와 사립학교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공영형 사립대학’이다. 정부가 일정 비율 이상 운영비를 지원하고 이사회를 공동 운영하는 대학을 말한다. 사학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시행 예정인 2주기 대학평가에 대해서는 전면 취소하지는 않고 평가지표 변경 등으로 대학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고등교육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그 속에서 대학구조개혁안을 재검토하겠다는 게획이다.
직업교육과 학력차별 해소
학력차별을 없애기 위해 공무원을 비롯한 공공부문에서 학력증명서 제출의무를 폐지하고 인사기록카드에서 학력기재를 금지하기로 했다. 고등교육재정을 OECD 평균수준으로 확보하되 고등직업교육분야인 전문대에도 많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토론회에서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우수기술인을 양성하는 전문대학을 '공영형 전문대'로 지정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국공립 전문대에 대한 지원도 늘리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1수업2교사 ‘신의 한 수’ 될까
문재인 대통령 선거캠프가 제시했던 특이한 공약 가운데 하나가 1수업 2교사제 도입이다. 전국 초·중학교에 보조교사를 배치해 한 교사는 수업을 하고, 다른 보조교사는 학습부진 학생을 1대 1 맞춤형으로 지도한다는 것이다. 당시 문 후보 선거캠프에서는 1수업 2교사 w[덩[ 데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는 창의적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고, 신규 교원 임용도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업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청년실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신의 한 수’로 제시됐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제도에 대해서는 일선 교사들의 반응이 호의적이지는 않다. 시행과정에서 많은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1수업2교사제가 실제 시행될지 아직은 불확실하다. 또 시행될 경우 부작용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교육부 위상변화
이번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거의 모든 후보들이 교육부 역할과·기능을 축소하겠다고 공약했다. 문 대통령도 초·중등교육 행정기능을 교육청으로 이관해 교육부 역할을 대폭 축소하고 국가교육회의를 설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학계와 교육단체들도 나서서 비슷한 주장을 거듭 내놓았다. 이에 다라 교육부의 위상에는 앞으로 작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문 대통령이 제시한 '국가교육회의'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이다. 대통령에게 의견을 제시할 뿐 심의·의결권한은 없는 조직이다. 앞으로 교육부를 어떻게 개편하고 국가교육회의를 개편할지에 대해 교육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공약을 모두 한꺼번에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 많은 재정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관련 전문가가 이해당사자와의 조율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건이 허락하지 않으면 일부는 아예 실천에 옮기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모든 것은 결국 문 대통령과 정부의 정치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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