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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고를 비롯해 자립형사립고와 국제고 등 이른바 ‘특수목적고교’의 위상에 큰 변화가 올 전망이다. 이들 특수목적고의 폐지 또는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오는 5월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들이 이같은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을 잇따라 공약하고 나선 것이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 가운데 1인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교육공약을 발표하면서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입시 명문고가 돼 버린 외국어고, 자사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부모의 지갑 두께가 자녀의 학벌과 직업을 결정할 수 없고 공평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겠다"면서 "고교서열화를 완전히 해소하고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입시명문고로 전락한 외고와 자사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겠다"며 "일반고와 특목고, 자사고 고교입시를 동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입시를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수능전형 3가지로 단순화하고, 모든 대학에 기회균등 전형을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문 전 대표는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초등학교 '1:1 맞춤형 성장발달시스템'과 '기초학력보장제' 도입, 중학교 일제고사 폐지와 절대평가 단계적 도입, 자유학기제 퐉대 발전, 고등학교 고교학점제 실시 등도 약속했다.

그는 아울러 "대학서열화는 지역 국립대 육성으로 바꿔내겠다. 서울주요사립대 수준에 뒤지지 않도록 거점국립대의 교육비 지원을 인상하겠다"며 "장기적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사립대학은 '공영형 사립대'로 전환시켜 육성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문 전 대표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국가교육회의'를 설치해 교육개혁에 대한 범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도 공약했다. 국가교육회의는 학제개편과 국립대연합체제 개편 등을 논의하고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초중등 교육은 시도교육청에 완전히 넘기고 학교 단위 자치기구도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12일 사교육을 막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 폐지방침을 제시했다.

남 지사는 특목고·자사고·영재고 등 6단계로 나뉜 고교 입시가 고교 서열화와 초·중학교 사교육 열풍의 근원이라며 예술고, 체육고, 특성화고를 제외하고 모두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특목고 폐지는 이미 몇몇 교육단체들이 제기했다. 교사노동조합총연맹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2일 학력차별금지법 제정, 전면 무상의무교육과 대학등록금 상한제 및후불제 실시 등 교육 국가 책임제 도입, 과학고과 예술고를 뺀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 교장공모제 확대 등도 제안했다.

교육운동연대와 교육혁명공동행동 등 7개 교육운동 단체도 '새로운 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사회적교육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면서 교육정상화·공공성 강화 방안으로는 특목고·자사고 폐지와 농어촌 작은학교 살리기 학급당 학생수 감축, 교원평가·일제고사 폐지 등을 요구했다.

이처럼 여러 형태의 특목고들이 주요 대선주자와 교육단체들에 의해 폐지 또는 전환대상으로 지목됨에 따라 앞으로 위상과 역할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