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교사를 비롯한 교육계에서 교육개혁에 관한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급격히 대두된 제4차 산업혁명 물결까지 겹쳐 제안의 내용도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혁신적이고 다양하다.
교사노동조합총연맹 추진위원회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 전형방식을 대폭 수술하는 '정유라법' 제정과 초·중·고교과정을 12년에서 10년으로 줄이는 학제개편 등의 교육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교사노총 추진위는 유치원 1년을 공교육으로 편입하고 초등학교 5년과 중등학교 5년을 의무화하는 '국민보통교육과정'을 만들고, 중등교육과 대학교 과정 사이에 2년제 예비대학 학제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학제를 이렇게 개편하면 대학진학과 취업 등 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대학입시가 중등교육에 곧바로 미치는 영향을 차단해 입시중심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진위는 대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시모집을 대폭 손질하고 전형 과정과 결과를 학생·학부모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명 '정유라법' 제정안도 내놓았다.
이들은 "수시모집 전형은 교과성적 영역에서 수능 대신 학교내신으로 평가하고 비교과영역(학생자치활동, 동아리활동 등)을 전형 자료로 채택해 일반고 정상화에 기여하자는 좋은 취지로 출발했지만 현실에선 일반고의 정상화를 방해하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 수능의 자격고사화와 학력차별금지법 제정, 전면 무상의무교육과 대학등록금 상한제 및후불제 실시 등 교육 국가 책임제 도입, 과학고과 예술고를 뺀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 교장공모제 확대 등도 제안했다.
좋은교사운동(공동대표 김진우 임종화)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무학년 학점제와 프랑스 바칼로레아식 논술형 문제 수능도입 등 평가체제 개혁안, 교장공모제 확대 등 단위학교 자율화 등의 개혁방안을 내놓았다.
좋은교사운동은 또 '기본학력보장지원 특별법'과 '잠자는 교실 방지법'을 통해 학습실패를 예방할 수 있는 핀란드형 3단계 학습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다수의 학생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학교에서 방치되고 있고, 사교육에 내맡겨지거나 학습부진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좋은교사운동은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학습 실패를 예방해야 한다"며 "사명감을 갖춘 교사를 '학습지원전문교사'로 양성해 배치하고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성향 교육단체들도 대선공약안을 발표했다. 대학서열체제 해체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등이 주요 안건으로 나왔다.
교육운동연대와 교육혁명공동행동 등 7개 교육운동 단체는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사회적교육위원회'를 출범하면서 교육체제 개혁을 위한 대선 공약으로 5대 핵심과제와 교육 정상화·공공성 강화를 위한 9대 과제를 제시했다.
이들은 수능에 절대평가와 대입자격고사를 도입하고, 공동선발·공동교육·공동학위를 원칙으로 하는 '대학네트워크'를 만들어 대학서열체제를 해체하고 입시경쟁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관료 중심의 교육부를 해체하는 대신 교육주체와 전문가가 중심이 되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고, 교육재정을 국내총생산(GDP)의 6∼7%로 확대해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교육정상화·공공성 강화 방안으로는 특목고·자사고 폐지, 농어촌 작은학교 살리기, 사립학교 민주화, 질높은 유아교육, 학급당 학생수 감축, 성과급·성과연봉제·교원평가·일제고사 폐지 등을 요구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2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와 범정부 차원의 초중등 교육의 정상화 방안을 담은 국가 교육혁신 의제를 발표하고, 학제개편안을 비롯한 12개 교육 변혁과제를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회견을 통해 유치원을 의무교육화하고 초등학교 과정을 1년 단축하고 중학교 과정을 1년 늘리는 'K·5·4·3' 학제개편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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