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전기모집 고교 접수가 마감되었다. 올해 고입을 치르는 중3 학생 수가 전년대비 약 7만 여명 감소했고, 이에 따라 전기모집 고교들의 지원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은 연초부터 전망되어 왔다.
예상대로 전국 외고, 국제고, 자율형사립고의 일반전형을 전년도와 비교해 보면, 모집인원은 올해 1만6698명으로 전년대비 85명 감소했다. 모집인원의 변화는 거의 없는데, 지원자는 2만9567명으로 5961명 감소했다. 전년대비 지원자가 16.8% 감소한 것인데, 학령인구 감소 따라 전체 중3 학생 수가 11.6% 감소한 것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는 대입에서 수시모집 비중이 커지면서 내신 관리가 어려운 전기모집 고교 지원을 기피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국어고교는 지원자가 2143명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외고 지원자 감소는 이공계 선호 추세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입에서 고려대의 논술전형 폐지 발표와, 대학별 특기자 모집의 축소 또한 외고 지원자들을 위축시켰다. 게다가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수능 영어의 변별력이 떨어지고, 인문계열 학생임에도 수능에서 수학영역이 중요해진 것이 외고 지원율 하락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외고 학과 가운데 영어과와 중국어과 지원율은 대체로 낮았고, 독일어, 스페인, 러시아어 등 제2외국어 관련 학과의 지원율은 높았다. 지원학생들이 합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선호가 높은 학과보다는 제2외국어를 선택하는 양상을 보였다. 외고 지원자는 줄었지만, 지원자들의 외고 진학 의지는 더 강해진 셈이다.
그 다음으로 서울지역 자사고가 1747명 감소하고 서울지역 외 광역선발 자사고가 1270명 줄었다. 서울지역의 중3 학생은 전년대비 13.6% 감소했는데, 자사고 지원비율도 13.4% 하락하여 거의 일치한다. 서울지역의 자사고 선호세는 유지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지역 외 광역단위선발 자사고의 경우 지원 감소폭이 컸다. 서울지역의 경우 자사고가 22개교로 많지만, 다른 지역의 경우 대구지역만 4개교가 있을 뿐 대체로 1~2개교밖에 없어 우수 학생들이 몰릴 여지가 크다. 그럼에도 대입에서 수시모집이 확대되고 있어 내신관리가 어려울 것을 우려한 지역학생들이 지원을 기피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국단위선발 자사고와 국제고는 각각 633명, 168명 감소로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자사고의 경우 수시 모집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도 주요 대학 진학 실적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고의 경우 해외대학 진학이나 국제 사회 진출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지원이 꾸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외고처럼 학과 선택에 따른 입시 변수가 적어 영어 성적 우수자들의 지원이 유지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허철 연구원은 “올해 전기모집 고교의 지원 경향을 보면, 대학 입시에 대한 불안심리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수시모집 확대가 전적으로 일반고에 유리한 것은 아닌데, 전반적인 흐름이 일반고에서 상위권 내신을 유지하는 것이 대학 진학에 유리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일부 전기 모집 고교들은 추가모집이 남아 있기에 관심이 있다면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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