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정 역사교과서를 제작 공급해도 결국 ‘미아’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현장 검토본 공개에 이어 국정 역사교과서를 제작·공급해도 상당수 교육청이 교과서로 채택하지 않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내년에 중학교 1학년에 역사 과목을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조희연 교육감 주재로 2017학년도 1학년에 역사과목을 편성한 19개 중학교 교장 회의를 열어 국정 역사교과서를 새 학기에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한 교장들은 논의 끝에 모든 학교가 내년도 1학년에 편성된 역사 과목을 2학년이나 3학년에 재편성하기로 했다. 이미 국정 교과서를 주문한 학교는 주문을 취소할 예정이다.
경남교육청 역시 국정교과서를 ‘폐기 대상’으로 규정하고 2017학년도 중학교 1학년 수업과정에 역사 과목을 편성한 중학교 3곳과 고등학교 1학년 과정에 한국사를 편성한 119개교에 보조교재를 제작 배포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경남교육청은 특히 교육부가 주관하는 국정교과서 검토본 검토과정도 전면 거부하고, 교사들이 검토과정에 참여하지 않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충남도교육청(교육감 김지철)은 30일 언론에 배포한 '국정역사교과서 검토본 공개에 따른 입장'을 통해 "지난 28일 교육부가 공개한 현장검토본은 그동안 제기되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그 교과서를 학교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충남도교육청은 "국정역사교과 현장검토본이 역사해석의 다양성을 해치는 반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인 교과서로 우리 아이들을 가르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 즉시 국정교과서 검토본을 폐기하는 것만이 정답“이라며 "충남교육청도 시도교육감들의 결의에 따라 국정교과서 불채택 운동에 적극적으로 적극 동참할 것"이고 밝혔다.
이에따라 충남교육청은 국정화 채택 또는 불채택에 따른 후속조치 논의를 위한 TF 구성하고 국정교과서 주문과 대금납부 거부, 토론과 프로젝트 수업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충북교육청도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시·도교육청과의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전북교육청을 중심으로 편찬 중인 보조교재를 학교 현장에 사용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울산 대구 경북 등 일부 시도는 국정교과서를 채택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교육부는 전국 시도 교육청의 국정교과서 거부 움직임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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