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지난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교육부를 비롯한 7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이뤄졌다. 교육부 감사는 당초 26일 열리기로 했으나 새누리당 의원 보이콧으로 파행되는 바람에 28일 오전 국회에서 다시 재개됐다. 이 날 진행된 감사에서 최대 화두는 바로 청와대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자녀 이대 특혜 입학과 국정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제출거부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원래는 대학구조개혁, 지진 안전책 논의, 누리과정 문제 역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 주 정부부처 장관들의 대정부 질문에 대한 무제한 토론에 대한 논란으로 고스란히 묻혀졌다.
이날 열린 교문위 국감 역시 여당 의원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이뤄졌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간사대행)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26일 교육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그렇고 오늘도 교육부에 국정교과서 원고본을 제출해달라고 수체례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할 경우 국가보안상의 이유로 주변국가에게 미칠 파장이 우려된다’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의 소명서를 받았다"며 "교육부는 국가안보 등 보안상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득이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가 요구한 자료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국정 역사교과서 원고본을 공개할 수 없다”라는 어처구니 없는 대답을 해 교문위 위원들을 황당하게 했다.
이에 유성엽 교문위 위원장 역시 "소명서를 제출한 것을 볼 때 최종 교육부의 뜻이라는 점 마지막으로 인정해도 되냐“고 재차 물어보면서 이장관이 말한 "국정교과서 원고본 공개가 국가안보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지 소명해보라"고 말했다.
이에 이준식 부총리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시기의 문제"라며 "공개됐을 때 주변국과의 관계 등 국가안보 등 보안 상의 이유로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에 의원님들께 거듭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비공개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유은혜 의원은 11월 달에 공개되는 현장검토본이 문제 없다고 자신할 수 있냐? 지금이라도 교과서 내용에 잘못된 부분이 없다는 수정할 수 있으면 수정해서 학생들이 올바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지, 이것도 모자라 졸속제작 밀실제작은 국민들의 알권리를 묵살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부의 행정권을 감독하고 견제하는 국회의 역할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질타했으며, 관련 실국장급에 대해 강력하게 징계절차를 밟아주실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가 검토본 공개의 뜻을 확실히 하자 유성엽 위원장은 "3당 간사단이 협의해 ‘국정교과서와 관련이 잇는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실국장급 담당자들의 징계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의원들은 청와대 비선실체로 지목된 최순실씨 자녀 정모양 입학 특혜 관련해서도 강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대가 정모양에게 특혜 제공한 대가로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에 연이어 선정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야당의원들은 관련 증언을 듣기 위해 최경희 이대 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감사에서 가장 먼저 질의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최씨의 딸 정양이 이대 승마 체육특기자로 입학하는 과정에서 이대는 체육특기자 입학 종목을 11개에서 23개로 확대하고 승마를 추가했다"며 "이후 정양이 출석일 미달로 학사경고를 받자 이대는 올해 관련 학칙을 바꾸고 정양의 지도교수를 교체했다"고 지적하고 해당 대학에 대한 특별감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감사 사안인지 감사관실에서 판단한 후 이대의 소명을 듣고 조치하겠다"며 "입학과 관련한 것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좀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대는 정양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대신 올해 프라임사업, 코어사업, 여성공학인재양성사업,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 등 대학재정지원사업에 연달아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대의 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 평가 내역을 공개하라"고 추궁했다.
이 부총리는 김 의원의 의혹을 부인했다. 이 부총리는 "모든 대학재정지원사업 평가는 엄정하게 진행됐고 외압은 없었다"며 "이대는 지난해 교육부 지원총액이 82억원으로 전체 대학 가운데 지원금 순위가 12위였지만 올해는 17위로 떨어졌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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