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파헤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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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여 검사 이모씨가 내연남인 변호사로부터 특정 사건의 수사를 담당 검사에게 배당받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벤츠, 다이아몬드 반지, 명품 시계, 명품 핸드백 등을 현물로 수수받아 기소되었고, 법원은 무죄로 판결했다. 이 사건 이후,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발의해 속칭 ‘김영란법’으로 지칭되는 법률이 지난 9월 28일 시행됨에 따라 2만 2412곳에서 적용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공직자는 물론이고 언론인·사립학교 교원 등까지 대상에 포함되며, 적용 대상이 아닐지라도 일상생활에서 관련 직무에 포함되는 대상자들이 많아 사실상 전 국민의 청렴도가 시험대에 올랐다. <편집자주> |
[김주경 기자] 9월 28일자로 각급 학교 및 교육기관 2만2412곳이'김영란 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적용을 받게 됨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 등 정부당국에서는 대상기관 및 관련 직무자에게 메뉴얼 보급 및 관련 교육을 실시한다. 학교에서도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통해 '금지사항'을 전달하는 등 곳곳에서 분주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 적용 대상
김영란 법 적용 대상에는 교장, 담임교사, 과목별 교사, 기간제 교사, 학교법인 비상임 이사 등이 모두 해당되고 퇴직 교원과 방과 후 교사는 제외된다. 학교와 계약을 체결한 영양사 등은 포함되지만 경비, 환경미화 등 위탁계약자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학의 경우 명예교수나 겸임교수 역시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시간강사는 지금당장은 아니지만 2018년부터는 교원 신분을 보장받을 예정이라 그 시점부터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사립유치원과 국공립어린이집은 물론 사립어린이집도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권익위가 사립어린이집 역시 정부로부터 누리과정(만 3~5세) 사업을 위탁받아 교육이이뤄지기에 공공기관의 권한을 위임·위탁받은 기관이라 해석했다.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이 4만 919개 기관으로 이 중 교육 기관이 2만 2412개로 57%를 차지한다.
서울시만 하더라도 적용대상 유치원이 888개원, 공 ·사립 초 ·중 ·고등학교는 1361개교 등 총 2422개 기관에 속한 교원들이 해당된다.
▣ 적용원칙
① 본인과 배우자 1회 100만 원, 1년 300만원 초과한 금품 수령시 처벌
②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 원 넘으면 법률위반
(단, 선물･음식물을 수수한 경우 합산하여 5만원, 선물･음식물･경조사비를 함께 수수한 경우 합산하여 10만원으로 한다.)
③ 골프접대 금지. 자기가 돈내고 치는 것은 무관
④ 학교교사에게는 커피 한 캔도 위험
⑤ 외부강의 시 기관장에게 사전 신고하고 기준 금액만 받아야 함
▣ 위반 시 처벌 수위
적용 대상자가 직무 관련성과 상관없이 1회에 100만원을, 매 회계연도 기준으로 합계 300만원을 각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 받게 된다. 한편 이들이 직무관련성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위 금액 이하의 금품 등을 받을 경우에는 받은 금품 등 가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다만 과태료 사안의 경우 직무 관련성만 있으면 해당되고 대가성까지 요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음식은 3만원,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까지는 과태료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 결과 요즘 고급식당에 가면 29,000원 짜리 메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 각급학교 교직원 유의사항
교직원에게 적용되는 대표적인 부정청탁은 각급 학교의 입학 ·성적 ·수행평가 등의 업무와 관련해 법령을 위반해 처리 ·조작하도록 하는 행위다. 학교 성적을 조작해 달라는 청탁은 형법상 업무방해죄에도 해당될 수 있다.
계약 당사자 선정이나 탈락과 관련된 부정청탁도 처벌 대상이다. 학교 또는 학교법인의 경우 학교급식 업무 관련 사업자 선정 등에 개입하는 행위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교직원은 식사와 선물, 경조사비에서 각각 3만원 ·5만원 ·10만원 가액기준 내에 있어도 직무관련성 또는 대가성이 있는 금품 수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담임교사 등이 성적이나 수행평가 등과 관련해 학부모로부터 촌지나 선물을 받으면 5만원 이하일지라도 무조건 처벌 대상이다.
▣ 학교에서 적용되는 Q & A
Q. 부정청탁이 아니면 100만 원 이하는 괜찮다?
A. 아니다.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이 있다면 100만 원 이하라도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는 직무관련성이 있는 관계로 규정된다. 100만 원 이하 금품 수수도 2~5배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이들 관계에서 예외로 허용되는 건 ‘3·5·10’ 룰이다. 즉 음식물은 3만 원 이하, 선물(현금 안 됨)은 5만 원 이하, 경조사(결혼·장례만)는 10만 원 이하다. 대가성이 없을 때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의례·부조 목적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학부모가 교사에게 주는 가벼운 선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교?의례 등의 목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게 권익위 해석이다. 성적, 수행평가 등 부정청탁의 소지가 있고 ‘직접적인’ 직무관련이 있다고 보는 셈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성적, 수행평가와 관련되면 단 1000원짜리 음료수라도 원칙적으로 주면 안 된다”고 밝혔다.
Q. 스승의 날에 교탁 위에 조그만 선물이나 간식은 허용되나?
A. 학교 급 등 교육기관에 적용되는 김영란 법 핵심은 성적, 수행평가 등 직무에 대한 댓가성이 있느냐의 여부다. 권익위 관계자는 “마음의 표시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된다, 안 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한다. A로펌 변호사에 따르면 “그 정도는 사회상규상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고요. 김영란법 제5조 ①-7항에 ‘그 밖에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행위’는 부정청탁이 아니라고 명시해놓았다.
하지만 법 시행 초기이다 보니 판례가 전혀 없고 해석이 애매한 부분이 많은 탓에 교육 기관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은 조금이라도 불미스런 일을 막고자 사실상 ‘3·5·10’ 룰도 금하는 분위기다. 모바일 커피 쿠폰을 전송하거나 음료수 한 잔도 근절해 달라고 일선 학교들은 당부하고 있다.
Q. 예전에 담임을 맡았던 교사에게 수고의 의미로 5만 원 이하의 선물은 허용되나?
A. 대체로 직접적인 직무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있지만 혹시라도 성적이나 수행평가 등과 관련성이 있다면 허용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행사를 마친 뒤 학교 예산으로 1인당 3만 원 이하로 학부모와 교사들이 식사하는 건 되지만 학부모들이 돈을 걷어 대접해서는 안 된다. 공식 행사에서 주최자가 참석자에게 통상적 범위 내에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교통, 숙박, 음식물 등만 예외로 적용된다. 학교가 교직원에게,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격려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해도 되지만 반대로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주는 건 위법 소지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Q. 제3자를 통해 불법 금품을 제공했다면 처벌은 누가 받나?
A. 금품 제공자를 제재할 때는 단순 전달자보다 실제 제공자가 누구인지 따진다. 금품 제공의 1회 기준은 1차, 2차를 합산한다. 밥을 먹고 인근 카페를 갔다면 시간·공간적 근접성을 따져 1회로 보기 때문에 밥값과 커피 값을 합해 가액 허용 범위를 지켜야 한다. 할인받은 경우 영수증이 있으면 할인된 가격으로 인정한다.
음식물과 선물을 함께 제공했을 시에는 음식물 값을 선물 값에 포함해 5만 원 이하여야 하고 이때 음식물 값도 3만 원 이하여야 한다. 밥값이 4만 5000원이고 선물이 1만 원이면 합계 5만 5000원이라 안 된다. 또 밥값이 4만 5000원이고 선물이 5000원이면 5만 원 기준은 충족되지만 밥값이 3만 원을 넘겨 위반사항이다. 경조사와 음식·선물 등이 포함된 경우는 총액 10만 원 이하, 각각의 가액이 기준치 이하여야 한다.
Q. 선생님 배우자에게 선물해도 안 되나?
A. 그렇다. 교사는 알게 된 즉시 반환하고 신고해야 한다. 배우자가 부정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사실을 교사가 몰랐다면 배우자나, 교사 둘 다 처벌은 안 받는다. 또 한 번의 청탁은 거절하면 되지만 동일인에게 두 번 청탁을 받으면 신고해야 한다.
Q. 식사를 3만 원까지 대접받고 초과분을 각자 내면 괜찮은가?
A. 그렇습니다. 경조비도 가액 범위 10만 원의 초과분을 지체 없이 돌려주면 된다. 당초 전체 경조비를 반환해야 한다고 발표했지만 9월 22일 권익위 수정안에서는 초과분만 반환하면 되는 것으로 확정했다. 다만 가액을 넘어 수수해 걸렸을 때는 전액을 기준으로 과태료를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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