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비리 사학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다가 면직된 A교사가 시교육감 권한으로 특별 채용을 두고교육부가 공개 전형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용을 취소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강석규 부장판사)는 중학교 교사 A씨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임용취소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간부였던 A씨는 2000년 서울 S고등학교 비리와 관련 재단 퇴진 운동을 하던 과정에서 서울시교육청 청사를 점거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재판을 받던 중 징역형이 유력하자 의원면직(본인의 의사에 따른 면직)됐다.
A교사는 2005년 8월15일 노무현 전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복권됐고, 2006년 교육부는 '민주화운동 및 8ㆍ15 사면복권 관련 해직교사 특별채용계획'에 따라 그를 해직교사 특별채용검토 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A씨가 재직했던 S고등학교에서 특별채용을 거부해 몇 년 간 복직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A교사는 2014년 시교육청에 특별채용 민원을 제기했고, 시교육청 교육감은 교육부로부터 위임받은 평교사 임용권을 행사해 2015년 2월 그를 서울 S중학교 교사로 특별 채용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A씨가 징역선고 전 스스로 의원면직한 만큼 특별채용 대상자에 해당되지 않을 뿐 아니라, 특별채용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공개 전형을 거치지 않은 만큼 정당하지 않다”며 임용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모든 사람에게 능력에 따른 균등한 임용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만 규정할 뿐 특별채용의 행위는 신규 채용과 달리 경쟁성이 제한되는 별도의 선발 방식에 의거한다고 보는 것이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면서 “특별채용이 반드시 경쟁시험을 통한 공개전형에 거쳐야 한다고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A 교사는 그 동안 불법 찬조금, 학생들의 성적 조작 및 교사 부당해고 등의 비리가 만연했던 S고 재단에 비리임원의 퇴진을 주도하는 등 사학민주화 활동을 하다가 의원면직된 상황을 참작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사면ㆍ복권됐고 교육부 스스로도 그를 특별채용 대상에 포함시켜 복직을 추진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런 점 등을 종합해보면 서울시교육청의 임용 처분이 특별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따라서 이 처분을 부당하다고 본 교육부의 임용취소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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