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겨울방학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학원을 비롯한 각종 교육 단체에서는 시즌 맞이 선행교육 영어캠프 홍보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대상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심지어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 캠프가 판치고 있다. 교육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안전사고 문제까지 존재함에도 해외캠프는 방학마다 많은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이번 조사대상만 해도 25개에 이를 정도로 호황이다. 심지어 지금은 사교육 단체도 모자라 특목고까지 선행 교육에 가세해 영어캠프 교육을 실시하는 등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에 따르면 4개 고교는 정규 영어교육만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수준의 영어능력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해 선행교육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원외고에서는 방학영어캠프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시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심지어 에세이 난이도가 토플(TOEFL)의 에세이 또는 호주·영국 등의 대학 유학을 위해 치르는 IELTS 에세이의 평가 수준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고 영어캠프 역시 민간자격시험인 e-PELT를 대학교 수준에 맞춰 실시하면서 이를 통과한 학생들만 캠프에 참여하도록 했다.
심지어 외대부고는 영어캠프의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이 학교에서는 학교의 입학전형과 관련된 자기소개서 첨삭, 모의 면접 등 프로그램을 운영할 뿐 아니라 합격생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입사시험이나 고시에서 활용되는 FLEX 시험을 반편성 배치고사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영어 못하면 벌어먹고 살기 힘들다고 흔히들 말하곤 한다. 이런 이유로 영어 사교육이 학교 영어교육을 기죽게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또한, 대학입시교육 때문에 모든 재미난 것을 미루라는 암묵적 합의가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즐거움을 모르게 할 수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즐거움을 어떻게 가르쳐줄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성이 있다. 친구들이 질문할 기회를 뺏는 것이기에 선행학습을 죄악시한다는 독일의 사례, 평가를 위한 배움의 즐거움은 사라질 수 박에 없다는 핀란드 교육의 깨달음을 우리는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내 아이도 다른 아이만큼 따라 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잖아 라고 답하기 전에 우리는 무엇을 바꿔가야 할 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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