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이야기하도록 해야 창의성이 증진된다!
강인구(구미 인동중학교 교장)
학생이 모르는 문제에 부딪쳤을 때, 학생의 기본적인 원리가 부족한 것인지 혹은 과정에서 오답이 생긴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의 사고 과정이나 문제의 내용을 상세하게 알고 있는 것 외에 학생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사고방식이나 다르게 생각한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여 지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학생을 지도할 때 고도의 지식과 경험이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며, 학생들의 틀린 원인이나 과정을 확실히 파악해 보는 사람은 지도하는 방법이 능숙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학생을 유심히 관찰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 학생이 틀린 답을 말했을 때 우선 어떻게 지도하면 좋은지를 먼저 생각하여 보고 어느 부분에서 다르게 생각하였는지를 파악해야 해결의 실마리도 여기에서 잡을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문제를 주어 보았다. “지구는 극에서는 짧고 적도에서는 긴 계란모양의 타원형으로 생겼다. 내가 우리나라의 38˚선에서 몸무게를 측정하였더니 50㎏이었다. 적도나 극에 가서 몸무게를 측정하면 얼마나 될까? 더 적어질까? 많아질까? 또 중력이 1/6인 달에 가서 측정한다면 얼마나 될까?” 많은 학생이 다른 답을 했지만 그 중 몇 개의 틀린 답을 골라내어 아이들이 생각한 내용들을 토의하여 보았다.
병주 : 적도에서는 더 길어지므로 무게가 더 많이 나갑니다. 더 길면 더 잡아당기는 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달에서는 중력만 나오고 크기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모릅니다.
철수 : 적도에서 더 빨리 회전하고 있기 때문에 무게가 적도에서 더 많아지며 달에서는 한 달에 한번 꼴 도니까 1/30이 될 것입니다.
수철 : 아닙니다. 극에서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기 때문에 극에서 제일 많이 나갑니다.
위의 설명을 보면 중력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잘 모른다는 학생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실수를 언제나 되풀이하는 학생은 그 즉시 잘못을 바르게 잡아 주면서 “지금부터 조심하지 않으면…”이라고 인식시켜 주는 것이 좋다. 다른 방법으로 “팽이를 돌려보자. 어느 쪽을 중심으로 회전하며 어느 쪽에서 가장 많이 밖으로 튀어 나가겠는가? 튀어나가는 힘이 많은 쪽에서 적어 질 것인지 많아 질 것인지를 다시 알아보자.”라고 다시 토의를 시켜본다면 이런 오류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학생들은 여러 가지 서술형 문제에 대하여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이유는 학생이 교재에 관해서 지식이나 경험이 거의 없더라도 학생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하는 것만으로도 가지고 있는 창의적인 생각과 원인을 탐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결과로 본다면 “훌륭한 청취자가 가장 훌륭한 교사” 라고 말할 수 있다.
가르친다는 것은 교사가 학생에게 쉽게 알아듣도록 설명해 주는 일 뿐 아니라 학생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발표하게 하여 듣는 일, 그리고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 매우 중요하다. 학생의 사고는 외부에서 눈으로 확인하여 볼 수가 없기에 학생이 상세하게 이야기하도록 하여 학생의 생각을 잘 들어주는 태도가 이해를 깊게 하는 것임을 우리 교사는 깊이 생각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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