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실제 도입이 4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효과적인 교과교실제 운영을 위해 교실환경 개선뿐 아니라 교수·학습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교과교실제 추진이 도입 자체에 초점을 두고 있어 교과교실을 활용한 수업운영에는 관심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5일 한국교육개발원(KEDI, 원장 백순근)은 ‘한·미·일의 교과교실제를 통한 교육환경과 교수·학습방법의 변화’를 주제로 ‘제8차 KEDI 교과교실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홍미영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은 “많은 선생님들이 ‘교실이 바뀌었을 뿐인데 수업 방식을 바꾸어야 하냐’고 묻는다”며 21세기 창의·인성 교육을 위해서 현재 수업방식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교과교실제의 수업 원리로 4C(창의성(Creativity),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 의사소통(Communication), 협동성(Cooperation))와 3F(기능성(Functionality), 융통성(Flexibility), 매력성(Fascination))를 제안한 홍 연구위원은 “동일한 교사로 지식 전달 위주의 일반 수업안을 적용한 교과교실 수업과 4C3F 교과교실 원리를 적용한 교과교실 수업의 학업성취도를 비교 연구한 결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창의성과 협동성, 비판적 사고력 등을 강조해 교육 내용과 학생 활동을 재구성하여 수업하는 경우, 일반 수업안을 적용한 학급보다 성적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다르게 두 학급의 점수 편차가 거의 없었다는 것.
실제 영어 과목의 경우 일반 수업안으로 공부한 학생들의 중간고사 평균 점수와 교과교실 원리를 적용한 수업안으로 공부한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각각 82.98, 84.14로 나타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연구위원은 “이러한 결과는 수업 진도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교사 수준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 창의성, 협동성 등을 구현하는 활동의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교과교실제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교과교실별 특성화된 수업을 평과결과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학교 평가 체제 개선 ▲교과교실 수업 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내용의 단계적·체계적 교사 연수 ▲교과교실 운영을 위한 지속적인 인적·재정적·행정적 지원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의 마가렛 퍼라라(Margaret Ferrara) 네바다주립대학교 박사는 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팀티칭 접근법 ▲프로젝트 기반 학습 ▲플립트 클래스룸(flipped classroom) ▲학생 책상 배치라는 네 가지 교수기법을 소개했다.
특히 플립트 클래스룸은 전통적인 수업방식과 반대로 수업은 교실 밖에서 온라인으로 하고 교실에서는 ‘숙제’를 함으로써 교사가 ‘안내자’ 역할에만 충실하도록 하는 교수학습 방법이다.
마가렛 교수는 네바다주의 한 학교에서 30명의 7학년 학생들이 플립트 클래스룸을 활용한 교수학습 방법으로 공부하고 있다며 “이 학생들 중 90%가 작년 말 전국 대수학 시험에 합격했다”고 그 효과를 전했다.
이에 노유경 원촌중학교 교감은 “혁신적인 방법은 분명하나 수업내용을 온라인으로 듣고 학교에서는 과제 중심의 협력학습을 하는 방안을 한국 학부모들이 용납할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며 플립트 클래스룸은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본의 야시키 카즈요시 일본국립교육정책연구소 박사는 “교과교실제에 대한 교원의 이해가 제고되고 교과수업지도, 학생지도가 잘 이루어져야 교과교실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가 있다”며 특히 생활지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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