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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대학교 보건대학 학장

주간교육신문사 미래교육논객

교무실의 공기가 사뭇 달라졌음을 느끼실 것입니다. 챗GPT로 대변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거대한 파도가 교육 현장 깊숙이 밀려들었기 때문입니다. "AI가 교사를 대체할 것인가?", "당장 내일 수업에서 우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실존적인 불안감이 선생님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기술의 해일 앞에서 우리는 두려움 대신 냉철한 희망의 눈을 떠야 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적 도구를 손에 쥔 지금, 우리 교육은 ‘호모 켄타우로스(Homo Centaurus)’라는 새로운 인재상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그리스 신화 속 켄타우로스가 인간의 지성과 야수(말)의 육체를 결합한 존재이듯, 미래의 인재는 인간의 고유한 지성과 AI의 압도적인 능력을 융합한 존재여야 합니다. 지치지 않는 데이터 처리 능력, 방대한 지식의 즉각적인 검색과 요약, 초인적인 속도의 연산 능력은 AI가 가진 강력한 '말의 하반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과거의 지식 전달자 역할에 머문다면, 우리는 이 강력한 AI의 하반신과 힘겨운 달리기 시합을 해야만 합니다. 이는 승산 없는 게임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말 위에 올라탄 존재, 즉 인간의 상반신입니다. 복잡한 맥락 속에서의 윤리적 판단, 타인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는 능력, 기존에 없던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의적 직관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오직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실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이제 교사의 역할은 지식의 독점적 전달자에서 학생들이 이 강력한 ‘AI 말’의 고삐를 쥐고 목적지를 향해 달릴 수 있도록 돕는 ‘승마 교관’이자 ‘설계자’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결국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차원적인 사고, 즉 ‘질문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습니다.

"AI가 무한한 데이터와 가능성을 펼쳐놓은 거대한 캔버스라면, 인간이 던지는 올바른 질문은 그 위에 의미 있는 그림을 그려내는 가장 창조적인 붓터치입니다."

아무리 좋은 캔버스가 있어도 화가의 의도 섞인 붓질이 없으면 명화는 탄생할 수 없듯이, AI라는 도구가 아무리 강력해도 그것을 통해 무엇을 해결하고 어떤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 결정하는 ‘인간의 질문’이 없다면 그것은 무용지물에 불과합니다.

AI는 우리를 대체하러 온 경쟁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행정 업무와 단순 지식 전달의 부담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어, 학생 한 명 한 명의 눈을 맞추고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교육의 본질(High Touch)에 집중하게 해 줄 강력한 파트너입니다. 부디 두려움을 거두고 우리가 먼저 AI와 협업하는 ‘호모 켄타우로스 교사’가 되어 주십시오. 선생님들께서 AI라는 캔버스 위에 인간다운 질문의 붓터치를 과감하게 그려 나가는 방법을 직접 보여주실 때, 우리 교실은 비로소 미래를 여는 가장 역동적인 ‘호모 켄타우로스’들의 산실이 될 것입니다. 변화의 중심에 선 선생님들의 지혜와 용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