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대학교 보건대학 학장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해일이 우리 교실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등장은 우리가 수 세기 동안 믿어왔던 '지식 전달자'로서의 교사 역할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이제 손바닥 안의 스마트 기기를 통해 선생님보다 더 방대한 지식을 1초 만에 소환해냅니다. 현장에서 터져 나오는 "나는 이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실존적 탄식은 패배의 독백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는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려는 처절하고도 위대한 몸부림이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 이 기술의 격변 속에서 하이터치 하이테크(HTHT)라는 나침반을 통해 선생님들의 가치를 재발견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흔히 기술(High Tech)과 인간의 감성(High Touch)을 대척점에 둡니다. 그러나 미래 교육에서 이 둘은 2인 3각의 파트너입니다. 반복적인 지식의 전달이나 데이터 분석은 AI에게 과감히 일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확보된 시간과 에너지는 기계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영역, 즉 학생의 눈을 맞추고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인간적 연결'로 향해야 합니다. 과거의 교사가 '지식 기술자'였다면, 미래의 교사는 학생의 잠재력을 설계하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인생의 멘토'이자 '학습의 지휘자'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세상에 없던 첫 번째 명언을 교육 현장에 정중히 던지고 싶습니다. "AI는 학생이 걸어야 할 지식의 지도를 1초 만에 그려내지만, 그 지도 위를 끝까지 걸어가게 만드는 용기는 오직 교사의 심장에서만 수혈됩니다." AI가 분석한 데이터는 학생의 '현재'를 진단할 뿐입니다. 그 숫자 이면에 숨겨진 학생의 가정환경, 교우 관계의 미묘한 갈등, 꿈에 대한 막연한 불안은 오직 선생님의 직관과 사랑만이 읽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의 터치가 더욱 절실해지는 '하이터치 역설'의 핵심입니다.
또한, 교사는 AI라는 강력한 도구의 주인이 되어야지, 종속된 운영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선생님들께서는 AI가 쏟아내는 데이터를 맹신하지 않고, 교육적 맥락에서 재해석할 수 있는 비판적 안목, 즉 교사 주도성(Agency)을 가지셔야 합니다. 때로는 AI가 추천하는 효율적인 지름길을 거부하고, 학생들에게 비효율적으로 보일지라도 친구와 부대끼며 갈등을 해결하는 협력 학습을 처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나아가 '디지털 디톡스'의 전략가로서, 시를 낭송하거나 자연을 체험할 때는 과감하게 기기의 전원을 끄고 인간 고유의 감성을 깨우는 균형 감각을 발휘해주십시오.
더불어 학생들에게 '질문의 힘'을 가르쳐 주십시오. AI가 세상의 모든 정답을 제시할지라도, 그 정답을 의심하고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비판적 사고는 오직 선생님과의 끊임없는 문답 속에서만 자라납니다. 기계가 답을 찾는 속도를 높일 때, 선생님께서는 사색의 깊이를 더해주셔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AI에 종속되지 않고 AI를 도구로 부리는 진정한 지혜이자, 기술과 인간 사이의 따뜻한 가교가 되는 길입니다.
결국 미래 교육의 성패는 최첨단 기기의 성능에 있지 않습니다. 그 도구를 쥐고 학생에게 얼마나 따뜻한 온기를 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인격적 사건입니다. 기술은 차가울 수 있지만, 교육은 반드시 뜨거워야 합니다. 저는 두 번째 명언으로 이 글을 맺고자 합니다. "가장 완벽한 AI 교육의 완성은, 역설적이게도 전원이 꺼진 적막 속에서 스승과 제자가 나누는 눈빛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데이터로 이루어집니다."
이제 선생님들께서는 두려움을 거두고 귀환하셔야 합니다. 지식 전달의 무거운 짐을 AI에게 내려놓고, 비로소 학생 한 명 한 명의 삶을 보듬는 진짜 스승의 자리로 돌아오십시오. 지금이 바로, 우리 교육이 잃어버렸던 '사람의 향기'를 되찾을 골든타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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