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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늘봄학교를 내년에 전국으로 확대하려는 가운데 이러한 돌봄정책이 초등교원의 사회적 지위와 권위를 떨어뜨렸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나왔다.

돌봄교실 정책 이후 학교가 교육기관이 아닌 돌봄기관으로 학부모들에게 인식됐고 교사들에게 돌봄업무가 추가되면서 교육에 대한 전문성 마저 무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한국교육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박남기·임수진 광주교대 교수는 ‘초등 늘봄정책 추진을 위한 법적 과제’ 토론에서 초등돌봄 기능이 강화되면서 학부모들이 교사를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생겨났다고 진단했다.

이는 또 악성민원을 유발하고 최근 이어지고 있는 초등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이들은 토론문에서 초등교원들이 방과후학교를 포함한 다양한 돌봄 프로그램이 교내로 들어오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이유와 그외 사회 구성원들이 교내 개설을 찬성하는 이유의 밑바탕에는 초등교직의 전문직성에 대한 커다란 인식차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초등교원들이 우려하는 것은 방과후학교를 포함한 다양한 돌봄학교가 학교 안으로 들여올 경우 학교가 교육기관이 아니라 돌봄기관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이어지고 있는 초등교사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그러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때 우리나라 학생 희망직업 1순위가 교사였고 전국 내신 상위 5% 이내에 들어야 교대에 진학할수 있을 정도여서 초등교사들은 의료인, 법조인 등 전통적 전문직과 사회적 지위에서 별반 차이가 없다고 자부하고 있으나 사회적 인식은 돌봄교육기관 종사자 쯤으로 여기면서 인식의 간극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학부모가초등학교 교사를 대할 때 권위를 가진 전통적인 전문직 종사자를 대할 때와 달리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생겨난 것도 이러한 인식의 변화 때문이라고 했다.

예컨대 법원에 설치된 정수기나 CCTV 관리를 판사에게 맡기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초등교사는 학교내 정수기와 CCTV 관리를 맡기고 있다며 교사를 바라보는사회적 인식이 반영된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토론문은또 소위 말하는 악성민원에는 교사와 학부모의 인식차가 바탕에 깔려 있고, 학폭업무 처리 및 과도한 업무에도 교원과 국가 간의 인식차가 깔려 있고, 아동학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교육활동권에는 교원과 학생(학부모) 간의 인식차가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초등교원들은 늘봄정책이 그렇지 않아도 낮아지고 있는 초등교원의 사회적 권위와 지위를 더욱 낮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우려했다.이어 정부와 사회가 초등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고, 전통적 전문직으로서의 지위를 보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상당수 초등교사는 교직을 떠나게 될 것이고, 미래교사의 수준도 크게 낮아질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토론자로 나선 박남기 교수는 “더 이상 교사의 권위를 실추시키지 않으면서도 국가와 사회가 바라는 초등돌봄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려면 상응하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학교가 요구하는 필요한 시설, 인력, 관리책임 등 요건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돌봄 활동과 관련해 발생하는 다양한 사고 등의 책임에 대해서도 학교가 아닌 별도의 책임 주체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방과후학교나 돌봄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뤄지지만 기존 학교와 (돌봄)경영자는 별개의 시스템으로 운영되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