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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광장> 수가재주 역가복주(水可載舟 亦可覆舟)
디지털기기를 멀리한다는 것은...

기사입력 2023-03-24 오전 11:06:00 | 최종수정 2023-03-24 오전 11:06:07   

임경숙 
수필가, 前 법원초등학교 교장 



‘수가재주 역가복주(水可載舟 亦可覆舟)’라는 말이 있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또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말로, 무엇이든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이로울 수도 있고 해로울 수도 있음을 뜻하는 말이다.

작년부터 각 시·도교육청에서 학생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하고 있다. 예산 낭비라느니, 선심성 정책이라느니 말들이 많지만, 어찌 되었건 학습용으로는 물론이고 오늘날 생활과 직무 어느 곳에서나 꼭 필요한 디지털기기를 일찍 접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교육청에서 학습용으로 제공하는 노트북에 대한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학부모 중 상당수가 자녀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어느 여론조사였는지는 모르지만 학부모 절반 이상이 반대했다고 한다)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자녀들에게 노트북을 주면 게임 또는 인터넷 소셜미디어에 중독된다는 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게임 할까 봐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니… 이 무슨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란 말인가?

물론 최근 수십 년간 디지털기기가 발달하면서 그에 따른 문제점도 많아졌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컴퓨터게임 중독자가 생겨났고, 스마트폰 게임이나 또 다른 어떤 것들에 빠져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일이 속출했다.

많은 학부모가 자녀가 공부를 못하는 이유로 컴퓨터를 들었고, 스마트기기를 핑계 삼고 있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게임을 하다가, 또는 SNS에 몰두하다가, 잠자는 시간을 놓치기도 하고,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그렇지만, 컴퓨터 때문에 공부를 못하니까, 컴퓨터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인가?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를 멀리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공부 잘하고, 이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더 높을까?

디지털기기를 멀리해서 사용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 사회에서, 직장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가?

오늘날 디지털기기 사용 능력은, 개인의 업무 능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게임을 하더라도, 소셜미디어에 접근하기 위해서라도, 컴퓨터 사용에 능숙해야 하는 것은 필수이다. 인기 있는 고성능 게임을 하려면, 컴퓨터의 램 용량을 늘리고, 그래픽카드를 교체해야 하고, 캐쉬 파일을 지워서 내부메모리를 최적화하는 등 하드웨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게임을 하건, 인터넷 강의를 듣건, 컴퓨터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에 익숙한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업무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활용한다.

학교에서도 선생님들 대부분은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 정도는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지만, 데이터베이스나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할 줄 아는 선생님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런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데이터를 정리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일이 생기고, 그 일을 본인이 못하고 쩔쩔매다가 다른 선생님한테 부탁하는 모습은 별로 보기 좋지 않다. 이는 학교보다 일반 회사에서 더 심할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 절실히 부탁한다. 디지털기기를 가까이 하는 것을 막지 마라. 어쩌면 그것은 영어, 수학보다 훨씬 더 필요한 ‘일’ 공부일 것이다. 프리젠테이션 작업, 웹 서핑, 데이터베이스 작업 등 여러 가지 컴퓨터 작업은 어느 직장에서나 필수이다.

디지털기기를 멀리한 아이는 나중에 직장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비굴한 모습으로 컴퓨터 사용에 능숙한 동료에게 자신의 일을 부탁해야만 할 것이다.

디지털기기는 잘못 사용하면 본인을 망칠 수도 있지만, 잘 사용하면 생활과 일을 편하게 하고, 게다가 오늘날 산업사회에서는 꼭 필요한 것이기까지 하다.

배가 뒤집혀 물에 빠질까 두려워 배를 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물을 이용해 배를 나아가게 할 줄 아는 사람이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고 앞으로 갈 수 있다.



기사제공 : 주간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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