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기자단이 전국 4년제 대학 총장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응답한 114명 가운데 39.5%가 내년쯤 등록금 인상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렇게 4년제 대학 10곳 가운데 4곳이 내년 등록금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힌 데 대해, 지난 6일 교육부가 ‘신중하게 고려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물가 인상에도 오랜 기간 등록금을 올리지 않아 재정 압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도 있다며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은 정부 재정 지원 확대와 지원 방식 변화, 재정 사용의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해소하겠다고 전하긴 했다.
언뜻 보면 대학이 일방적으로 인상하겠다는 소식처럼 들리지만, 앞서 지난 5월 공개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올해 상반기까지 국가장학금 2유형과 연계한 등록금 동결 요건 폐지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법을 만들거나 고치는 대신 국가장학금과의 연계만 없애 대학들에게 고등교육법에 따른 법정분을 인상해 부담을 덜어주겠단 것이다. 국가장학금 2유형은 평균 등록금을 동결·인하하고 교내장학금을 유지·확충한 대학에 지원되는 것으로 국가장학금 사업이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간접적으로 방어해온 요인이었다.
지난 12월에도 전국 133개교 총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14년간 대학 등록금이 동결돼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호소가 나오자 교육부 차관은 "등록금을 올릴 수 없는 이유는 '국가장학금 2유형'과 연계해 간접적으로 규제됐기 때문"이라며, 이를 완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안을 내겠다고 말했다가 황급히 하루 만에 해명, 대학 등록금 규제 관련하여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검토해 갈 거라며 등록금 인상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었다.
그러면서 물가가 올라서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린 것처럼 학생들을 걱정하다니…정말 학생들을 생각했다면 물가인상이란 복병에 미리 세운 계획이라도 신중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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