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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중인 '2022 교육과정'에 제주 4·3사건을 기술할 근거가 제외됐다는 반발이 일자, 교육부는 교과서 검정 기준에 주요 역사적 사건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교육과정에서 빠져 있더라도 검정 기준에 포함된 내용이라면 교과서에도 집필될 수 있게 된다. 현재 제주 4·3사건은 한국사 교과서 8종에 고등학교 한국사 ‘8·15 광복과 통일 정부 수립’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학습 요소’로 명시돼있다.

2015 교육과정 체계는 '성취기준' 내 하위 항목은 ▲학습 요소 ▲성취기준 해설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사항 ▲평가 방법 및 유의사항으로 구성되었지만, 지난 9일 교육부의 '2022 개정 교육과정' 행정예고에는 모든 교과 집필의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학습 요소'가 삭제되면서, 제주 지역 교육계를 중심으로 제주 4·3사건을 반드시 다뤄야 할 근거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며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교육부는 교육과정의 문서체계가 바뀌면서 전체적으로 학습 요소가 없어진 것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쉽사리 의혹을 떨치진 못했다. 역사교육학계 5개 학회도 새교육과정에 대해 지난 24일 공동 성명을 내고 연구진의 의사를 무시하고 교육과정심의회 의결도 거치지 않았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지적이 이어졌다.

역사가 왜곡될 것이라는, 지워질 것이라는 불안은 정부에 대한 일방적 불신이나, 신뢰를 쌓아올리지 못해 얻지 못한 까닭이다. 언제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계가 이념적 갈등을 겪어야 할까. 균형잡힌 시각으로 민주주의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미래세대를 원하는가. 교육에 대한 책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으려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