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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서울시교육청과 시의회가 날카로운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15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김현기 의장은, 지난 8월 시의회의 서울시교육청 추경안 심사 유보를 비판했던 시교육청에 대해 “의회의 심사 유보로 학생 민생 살피기에 차질을 빚었느냐? 2학기 학교 운영에 장애를 겪었느냐”라는 말로 압박하며, “후안무치하다”라는 비판과 함께 조희연 교육감의 사과를 요구했다.

양측의 관계악화는 지난 8월 금년도 2차 추경안으로 되돌아간다.

당시 추경안에서 70%가 넘었던 기금 적립 때문에 시의회는 수차례에 걸쳐 예산안 수정을 요구하며 심사를 유보했다. 나중에 조 교육감은 그 부분에 대해 시의회를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기금 적립금이 70%가 넘었던 것은 서울시교육청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교육청이 마찬가지였고, 특히 부산시교육청은 90%가 넘었다.

김 의장이 ‘후안무치’라는 말과 함께 사과를 요구하는 또 다른 사항은, 학교에서 ‘화변기’가 교체된 부분을 조 교육감이 보도자료를 통해 본인의 치적인 것처럼 내세웠다는 것이다.

화변기 교체는, 교육청에서 제출한 첫 번째 추경안에는 없었으나, 시의회의 요구로 추가된 사항이다. 김 의장은 “시의원들이 심사 유보 기간 중 직접 학교 현장을 찾아다닌 결과물”이라며, 시의회의 공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교육청에서 당시 나온 보도자료에는, ‘(화변기 교체가) 시교육청이 연차계획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교체하려 했으나 이번 추경을 계기로 속도가 5년 정도 빨라졌다’라는 말로, 시의회의 의견에 따라 교육청의 계획과 다르게 진행된 점을 명시했다. 보도자료에 “서울시의회에서 의결한”이라는 말이 여러 차례 나온다. 특히, 보도자료의 말미에는 “앞으로도 서울시의회와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조 교육감이 시의회에 손을 내미는 모습이 보였다.

정말로 시의회를 상대로 싸울 생각이었다면, 화변기 사업이 아니라 조희연 교육감이 역점으로 추진하려 했던 전자칠판 계획이 시의회에 의해 무산됐다는 보도자료를 낼 수도 있었다.

김 의장의 ‘후안무치’ 발언 등은, 시교육청이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한 현 상황에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 일으킨다.

“교육청의 임의적 예산 집행과 방치가 계속된다면 내년도 예산의 회기 내 처리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김 의장은 경고했다.

협박인지, 으름장인지 모르지만, 김현기 의장은 ‘몽니’를 부리는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