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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만 5세 입학’ 정책이 발표 10여일 만에 사실상 폐기되나. 이번 학제개편안은 특히 반대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커.

계획대로 추진되면 2018∼2022년생은 당장 3년 뒤부터 15개월씩 묶여 입학하기 때문에 부모들의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어. 부총리가 사퇴할 정도로 논란이 커진 것도 현장에 충격이 큰 정책을 갑작스럽게 발표한 ‘미숙함’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교육부가 ‘10년 후쯤 뒤부터, 13개월씩 묶어 12년에 걸쳐 추진’ 등의 식으로 입학연령 하향 정책을 추진했다면… 그래도 추진 과정의 문제와 별개로 입학연령 하향 자체가 부모에게 부담. 특히 현재 맞벌이 부모들은 ‘초등학교 입학=돌봄공백’인 것이 현실.

박 전 부총리는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아이들을 공교육에 일찍 편입시키려는 것”이라고 했지만, 부모들에게 입학연령 하향은 ‘공교육 편입’보다는 ‘돌봄 기간 축소’ 의미가 커.

실제 많은 맞벌이 부부는 아이가 학교에 가면서 돌봄 공백과 맞닥뜨려. 아이 입학을 대비해 육아휴직을 다 쓰지 않고 남겨두는 이들도 많아. 어린이집·유치원과 달리 학교의 긴 방학 역시 부담인 것.

교육부는 정책 발표 후 이런 불만이 나오자 돌봄교실 운영 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늘린 ‘초등 전일제 학교’를 들고나와.

이번엔 교사들의 반발. 현재 학교 시설·인력 여건상 돌봄을 강화할 여력이 없는데 교사에게 큰 부담을 지운다는 것. 교원단체들은 방과 후 과정을 확대한다면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

정부가 2020년에도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지자체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돌봄교사들이 총파업에 나서는 등 무산된 적 있어. 향후 전일제 학교 정책 추진 과정도 쉽지 않을 듯.

옛말 한마디: 주인 많은 나그네 밥 굶는다
어떤 일에 관계된 사람이 많으면 서로 믿고 미루다가 결국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