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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
인천세원고등학교 교감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는 2021년 7월, 만장일치로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격상시켰다. 이는 지구상에서 현대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식민지배를 받았던 개발도상국가가 최근 3만 5천 달러가 넘는 경제 10위권의 선진국으로 당당하게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에서 7번째로 3050 클럽(인구 5천만,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에 가입한 국가의 위상과 함께 한다.

이러한 결과는 결코 우연한 행운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5천 년 역사의 가난을 겪으면서 동족상쟁으로 폐허가 된 이 땅에서 오직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여기엔 산업화와 정보화를 이루면서 우리의 교육이 담당한 역할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 바탕엔 대한민국 전(全) 국민의 헌신적인 교육열과 세계 제2위라는 뛰어난 두뇌의 국민적 특성도 함께 했다.

이제 우리는 디지털 문명의 대전환 시대를 살고 있다. 따라서 과거의 교육 방식은 더 이상 효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우리에게 교육개혁은 필연적이다. 이는 새로 출범한 정부에서도 3대(연금, 노동, 교육)개혁 국정과제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불행 중 다행히도 우리는 전화위복의 기회를 얻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강제적인 온라인 교육을 경험했다. 이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교육환경의 변화로 미래의 새로운 표준(New Normal)으로 부각 되었다. 이제는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익숙한 비대면 못지않게 이제는 교수의 방법, 교육 내용의 변화도 획기적으로 고려할 때다. 학생들은 이미 더 나은 콘텐츠를 학습하면 더 좋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무려 70퍼센트 이상의 학생이 코로나 이후에도 온라인 수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지식 습득의 목적에는 온라인 수업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궁금한 것은 검색하면서 얼마든지 지식의 범위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음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교육이 디지털 혁신을 보다 보편적으로 실행하여 코딩도 배우고 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 코인) 같은 첨단 디지털 문명으로 상승해야 한다.

하지만 교육이 달라져야 하는 보다 실질적인 이유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이 과거와 달리 매우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만으로도 새로운 일자리가 20퍼센트가량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1퍼센트의 뛰어난 크리에이터들이 20배 정도의 일자리를 더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전 세계가 열광하는 K-콘텐츠 산업을 보면 충분히 그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예컨대 우리의 웹툰 시장을 보라. 2021년 규모는 1조 원을 훌쩍 넘었고, 2020년 네이버웹툰 최고 작가의 연 수입은 120억을 넘었다고 한다. 이젠 웹툰으로 시작해 넷플릭스 드라마 원작 판매까지 200억 프로젝트로 가려면 높은 연봉의 프로페셔널들이 필요하다. 이들은 미래에 청년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BTS의 경제 유발효과를 연 5조 원 이상이라 평가한다. 전 세계 유아들의 친구 ‘아기 상어(baby shark)’는 유튜브 조회 수 100억 뷰를 목전에 두면서 그동안 2,500개의 회사와 로열티 계약을 맺어 엄청난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앞으로 NFT 크리에이터도 각광을 받을 새로운 직업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제 우리의 학교는 시험 점수를 성공의 잣대로 삼는 시대를 멈춰야 한다. 다양한 기준과 하워드가 말한 다중지능이 요구된다. 따라서 교사의 역할은 먼저 학생들이 새로운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개별적 교육 즉, 맞춤형 교육으로 가야 한다. 물론 부모도 학교의 역할도 그렇게 달라져야 한다. 이는 종국적으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달려있다. 그래야 창의적인 인재들이 많이 탄생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교육이 선진국 생태계로의 변화가 필요한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