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세원고등학교 교감
좋은 교사에 대한 관심은 학부모라면 누구나 당연히 갖는 마음이다. 그렇다면 좋은 교사란 어떤 사람인가? 『가르칠 수 있는 용기』의 저자 파커 J. 파머(Parker J. Parmer)는 “좋은 교사는 자신의 자아와 학교, 학생을 생명의 그물 속으로 촘촘히 엮는 교사요, 유대감을 만들어 내는 교사”라고 말한다. 이런 교사의 가르침은 마음에 감동을 주고 그 감동은 또 마음을 열게 하며, 심지어 마음을 깨뜨려 새 사람으로 만든다고 말한다. 한 마디로 좋은 교사는 인간을 변화시키는 열정과 학생에 대한 관심, 미래를 바라보는 비전을 가진 사람으로 미래를 창조하는 주역이라 할 수 있다.
유대인의 영혼을 일깨우는 교과서 탈무드에는 ‘나는 나의 스승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내가 벗 삼은 친구들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웠고 내 제자들에게서는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처럼 좋은 교사는 제자를 단순한 피교육자로 보지 않고 또 다른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 대상으로 여김으로써 진정한 동반자 또는 파트너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좋은 교사는 과거를 통해 지혜를 가르치는 안목과 현재를 통해 문제해결을 하는 능력을 키우는 전문성, 그리고 창조적 사고와 비전을 통해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이 있는 사람이다. 즉, 지식과 지혜와 지성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는 좋은 교사를 보는 관점이 지극히 현실적이다. 공교육 기관의 교사와 대비하여 사교육 기관의 강사를 꼽는다. 왜냐면 입시 위주 교육의 틀 속에서 암기 위주 교육을 시키는 기법이 더 훌륭하다는 판단에서 그렇다. 이는 훌륭한 가르침을 주는 교사와는 완전히 다른 판단이다.
바야흐로 지금은 교육 혁명의 시대다. 제4차 산업혁명은 전반적인 패러다임의 혁명이고 인간 혁명이고 이를 위한 교육 혁신을 지향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딥 러닝(Deep Learning)이나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등 지식 습득과 지식 활용 부분은 대부분 인공지능(AI)의 몫이다. 그러나 기계와는 달리 좋은 교사는 지식은 물론 지혜와 지성 그리고 인품까지 갖추고 있다. 그것이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자 기반이다. 왜냐면 좋은 교사는 통합적 사고와 안목과 통찰력을 갖춘 비전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좋은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좋은 교사는 단순히 학습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사유하고 열정을 사랑으로 승화시키고 창조적 사고와 통합적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간을 길러내는 사람이다. 예컨대 설리반 선생은 헬렌 켈러를 기적의 여인이자 세계적 인물로 양성했다. 이것은 그녀가 사랑과 인내심을 가지고 학습의 동반자로 헌신한 좋은 교사였기 때문이다. 한 인간을 통해 미래를 창조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왜냐면 미래를 창조하는 눈은 가능성을 찾아내는 눈과 그 가능성을 미래에 접목하는 눈 그리고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읽는 능력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좋은 교사는 제자를 바라보는 눈, 제자에게 숨어 있는 잠재적 가능성(꿈, 끼)을 찾는 눈, 제자들의 마음을 읽는 눈 그리고 제자들의 아픔을 듣는 귀, 제자들이 소망하는 것을 통해 미래를 창조하는 전문성을 소유하고 있다. 한 마디로 그는 희망의 미래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좋은 교사는 외롭다. 아니 고독하다. 그러나 그 고독은 외로움을 고차원적으로 극복한다.
입시의 틀에 얽매인 우리의 교육 현장은 슬프기 짝이 없다. 그것은 노벨상 수상자, 톨스토이, 아인슈타인, 스티브 잡스, 테레사 수녀 같은 사람을 배출할 수 없는 악조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교육이 무엇을 어떻게 심느냐에 따라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가능성을 믿어야 한다. 그래서 교사는 사랑 위에 서고, 끈기 있고,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분명 좋은 교사는 미래를 창조하는 주역으로 우뚝 서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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