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초연결사회’라 부른다. 이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최첨단 문명의 도구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편리함과 효율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사는 관계로 우리 사회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사건, 사고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나쁜 인간성의 결과물이라면 그에 대한 경각심은 물론 근본적인 의식을 성찰하지 않을 수 없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으로 뒷북을 치고 있다. 이에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는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상기한다.
요즘 전국에서 발생하는 많은 사건, 사고는 한 마디로 오직 자기만을 위하고 자기가 속해있는 집단만 챙기는 이기심과 탐욕의 결정체다. 최근 광주의 건물 붕괴 사고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참사였다. 불법 다단계 철거업체들이 난무하는 것도 모자라 어떻게 건물 철거를 하면서 중간부터 해체할 수 있는지 참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건물주나 사고 관련 당사자나 허가를 내준 국가의 책임소재를 철저히 파악해서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아들딸이고 누군가의 부모, 형제의 평온한 오후의 일상을 순식간에 끔찍한 지옥의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황망하게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의 영혼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그뿐이랴. 정인이 사건 같은 아동학대는 어떤가? N번방 성착취 사건, 민간이나 군대를 막론하고 위계에 의한 각종 성폭력 사건, 직장 내 각종 허술한 안전관리로 인한 사망 사고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사건사고들은 또 어떤가? 이런 후진적이고 야만적인 사건들은 그 이면을 살펴보면 국가의 법체계도 문제지만 개개인의 탐욕과 인간성 타락에서 일어난 것이다.
한심한 것은 국가는 이런 사건사고가 나면 매번 엄벌에 처한다는 똑같은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한다. 그것은 모두 언어의 유희요, 사이비다. 현실은 처벌이 밋밋하고 또한 법의 그물망을 요리조리 피해서 뒷돈 받고, 허가해 주고, 부실을 눈감아 주고, 안전 관리를 허술히 하는 데서 매일 같이 누군가는 다치고 죽어간다. 그게 누군가가 아니고 나의 가족이나 내가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왜 생각하지 못할까?
국가의 이런 참사들을 접할 때마다 미래 세대를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기만 하다. 이는 엄격한 국가 법률의 제정을 넘어선다. 인간성 회복에 대한 갈증이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일찍이 인간의 본성이 선(善)하다고 주장한 맹자 성인의 가르침을 우리 청소년 교육에 다시금 소환하자고 제언하는 바이다. 즉, 타인의 불행을 아파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자신의 잘못을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여기는 수오지심(羞惡之心), 타인에게 겸손하게 양보하는 사양지심(辭讓之心),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회복함으로써만이 사람이 먼저이고 사람다운 사람이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존중하고 거짓말로 사람을 현혹하지 않으며 성범죄가 없고 아동학대와 폭력, 성착취, 혐오와 갈등, 반목이 없이 서로를 믿고 존중하는 의식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비교적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청소년들을 볼 때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란 말을 떠올리곤 한다. 그들에게 윗세대부터 맹자가 언급한 4가지 인간성을 실천궁행(實踐躬行)함으로써 우리 청소년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그들이 일상에서 이를 모델로 삼아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바로 인간성 회복의 성찰과 교육을 통해서만이 가능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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