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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우리가 교육 선진국들로부터 배워야 할 교육 가치는 무엇인가?
기사입력 2021-04-30 오전 10:26:00 | 최종수정 2021-04-30 10:26   

전재학 인천세원고등학교 교감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교육적 가치는 무엇일까? 많은 이견이 있을 것이다. 왜냐면 교육 문제는 전 국민의 관심사이고 누구나 교육 전문가라고 자칭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다양한 목소리와 가치를 인정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인지적 유연성에 방점을 두고 싶다. 그렇다면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이란 무엇인가? 옥스퍼드대 출신의 비교교육학자인 김선 박사의 교육의 차이에 의하면 미국 노동부 직업정보네트워크 콘텐츠 모델에서는 여러 가지 일을 다양한 방법으로 재배열하고 재구성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규칙이나 원리를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 기존의 규칙이나 관습에 얽매이기보다는 사물과 현상을 다양한 각도와 관점에서 파악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여기엔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도가 포함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교육 패러다임은 전쟁 후 빠른 성장을 위한 경쟁 중심, 성과 중심의 모델이었다. 산업화 시대를 지나 디지털 시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사는 지금, 아직도 우리는 금과옥조처럼 이를 따라야 할 것인가? 아니다. 이제는 우리 학생들로 하여금 인지적 유연성을 갖도록 시간적, 정서적인 여유를 주어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이 현재 많은 변화를 도모하려고 노력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주입식 지식 전달 교육 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지적 유연성을 학교 현장에서 가르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이젠 혁신교육이 추구하는 가치는 디지털 혁명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적 가치를 교육 선진국들로부터 살펴보자. 첫째, 독일의 경우, “이 사회에서 내가 맡은 부분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던진다. 그래서 학생이 학문적으로든 직업적으로든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일을 찾아 책임을 지도록 유도하는 효율적인 교육시스템을 국가가 운영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대학을 가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일자리가 많고 그 직업을 통해 자아실현을 추구할 수 있다. 이는 교육을 학습으로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되어 가는 과정(빌둥 Bildung)’으로 보는 독일인들의 교육철학에서 나온다.

둘째, 영국의 경우, 교육의 핵심은 바로 교양인(gentlemen) 양성이다. 영국의 학교는 우리보다 현저하게 적은 시험 과목 덕분에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그들은 자신의 지식과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논술형 시험을 통해 균형 잡힌 교양인으로서의 훈련을 받는다. 옥스퍼드, 케임브리지로 대변되는 영국 엘리트 교육의 진가도 토론 문화글쓰기 교육에서 나온다. 이런 교육의 배경은 가정교육에서 출발한다. 영국 엘리트 계층의 솔선수범과 강한 책임 의식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 문화는 전통 깊은 엘리트 가문의 교육에서 시작된 것이다.

셋째, 미국의 경우, 자유를 숭상하는 나라답게 교육 분야에서도 시장경제의 논리가 존중받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다양한 사립학교와 대안 학교 및 교육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여기엔 나눔과 섬김이라는 기독교 청빈 사상과 풍요로운 자본주의 정신이 존재한다. 예컨대 미국 교육계의 기부금 문화를 보라.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의 기부 정신은 이를 대변하고 있다. 이는 부의 추구와 기부라는 미국 자본주의의 선순환 시스템이다.

넷째, 싱가포르의 경우,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고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능력 우선주의 원칙이 정치 시스템을 움직이는 원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교육 제도는 철저한 엘리트 및 성과주의에 입각하여 선별적 교육(일명 솎아내기 교육)’과정의 연속이다. 이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능한 학생으로 인정받는 배경이다. 여기엔 국민들의 자국 교육제도의 효율성과 공평성에 깊은 신뢰가 존재한다. 이는 한때 강력한 아시아적 가치를 추구한 국가 지도자의 부패 방지 및 청렴한 공무원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다섯째, 핀란드의 경우, ‘공동체평등이라는 두 가지 교육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핀란드 교육의 핵심 철학이 평등에 기반을 둔만큼, 교육정책의 핵심 목표는 나이, 거주지, 경제 여건, 성별이나 모국어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시민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를 동등하게 제공하고 있다. 확고한 평등주의 교육은 만6세부터 모두 무상으로 유치원에서 9년제 종합학교까지 토탈 복지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학습 능력의 속도에 따라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서 진학하는 기회를 주고 있다. 이는 나와 다른 사람의 특성을 인정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하는 바탕이다. 여기에 교사의 우수한 역량은 전폭적인 국가의 지원에 의한 자산으로 손색이 없다.

우리는 따라잡는 기술이 아주 탁월한 민족이다. 세계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디지털화를 이루어낸 민족이 아닌가? 위의 교육 선진국들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교육 가치는 기회, 토론, 자유, 과정으로 압축할 수 있다. 최근 우리가 추구하려는 교육의 공정성, 기회의 평등, 교육의 민주화, 혁신교육은 서두에서 밝힌 인지적 유연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교육 가치임을 다시 한 번 제언하고자 한다.

이젠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시야를 넓혀 세계화에 적합한 글로벌 인재 양성과 세계시민교육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과 만남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다양한 관점에 눈을 떠야 한다. 또한 스스로 부딪히는 환경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 이러한 의식의 변화만이 용의 머리가 아닌 꼬리가 되어도, 계층의 사다리를 억지로 올라가지 않아도, 흙수저 출신이라도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다. 21세기에 필요한 교육입국(敎育立國)은 우리가 새롭게 추구해야 할 숙제이고 이를 혁명의 시대에 맞게 과감하게 실현하는 것은 인지적 유연성을 길러 주어야 할 국가의 역량이자 생존의 전략이라 믿는다.

기사제공 : 주간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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