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학교가 문을 닫는다’는 것은 농촌사회에 어떤 의미일가? 전국 지자체중 특히 농촌사회의 작은 학교를 살려야 하는 이유를 필자는 같이 알아보고자 한다.
도시와 달리 농어촌의 경우 전교생 60명 이하의 학교가 문을 닫으면 그 학교가 속해 있는 마을도 소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결국 작은 학교가 살아야 농촌이 살고, 농촌이 살아야 지역사회가 산다. 농촌지역에서 작은 학교의 폐교는 지역사회가 더 이상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역으로 생각해보면 지역사회에 학교가 있어야 농촌재생의 그나마 기회가 있음을 의미한다. 농촌에서 학교는 단순한 곳이 아니다. 학교가 없다면 그나마 남아 있는 젊은 사람도 떠날 수 밖에 없고 도시에서 유입되는 귀농·귀촌인구도 이어질수 없다. 해당 농촌사회의 회생 불가능을 선고받은 것과 같다. 이렇듯 학교는 지역과 농촌사회의 소멸을 막는 마지막 보루인 것이다. 마치 밭을 경작하지 않고 2년만 놔두면 황무지로 변해 아무것도 자랄 수 없는 자연환경이 되듯 학교가 문을 닫으면 농촌사회의 희망이자 미래인 아이들이 설 곳이 없어진다.
농촌사회의 학교 살리기는 정부주도가 아닌 민간이 주도하여야 하는 바 그동안은 관에서 인구 늘리기를 위해 수많은 계획을 세워 추진했지만 긍정적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고 학교·학부모·주민이 먼저 학교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스스로 찾아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컨설팅과 모니터링이 뒷받침 되어야만 이뤄질수 있을 것이다.
작은 학교 살리기는 농촌사회의 일원인 학교·교육청·학부모·주민 등 모두가 한마음이 돼 서로 머리를 맞대고 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하고자 노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농촌학교는 도시와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지자체는 주거·아동복지·청년정책·일자리 등을 꾸준히 지원해주는 방안을 꾸준히 고민해야 하고 이웃 주민들은 전입 가정을 텃새없이 농촌 공동체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보듬어줄 수 있어야 한다. 전국 어디에서나 학교는 마땅히 학생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문화의 중심이 돼야 하지만 특히 농촌사회는 살 만한 곳임을 적극 홍보하고 지역주민과 농업인들이 솔선수범해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도시의 큰 학교나 농촌사회의 작은 학교나 규모만 다를 뿐 획일화 된 운영이란 비판을 듣지 않도록 농촌사회 소학교의 장점과 상황에 맞는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등 스스로 자생할 수 있도록 교육 운영에 대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며 지자체도 젊은 유입층의 일자리·주거에 대해 교육과 조화를 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각 농촌 지자체에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시행중인 다양한 정책 중에서도 학교를 중심으로 한 농촌재생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주된 사유는 학교중심 농촌재생이 효과적인 것은 젊은 층이 유입 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들어와서 최소한 고등학교까지는 농촌에 산다. 4차산업 혁명의 시대 인구 증가 없는 하드웨어 중심의 농촌재생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바, 도시의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와 원주민들과 다채로운 농촌 복합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방소멸은 농촌 지자체 모두가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로 작은 학교를 살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고령화된 시골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게 해줘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음은 물론 아이들에게는 맘껏 뛰어 놀수 있는 제2의 고향이 될 수 있다. 또한 학부모들이 같이 전입함으로써 젊은 인구가 유입돼 농촌사회의 급격한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문제 등을 일시에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작은 학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학교다. 자연히 아이의 성장에서 앵커는 학교가 돼야 한다. 특히 작은 학교는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을 키워주고 그런 훌륭한 인성을 가진 아이를 길러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농촌재생은 출산율 증가와 귀농·귀촌 위주의 정책이 대부분 이었다. 지금부터는 ‘청년들이 돌아오는 농촌재생’으로 탈바꿈 해야 한다. 그러려면 일자리, 자녀 양육문제 등을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야만 한다. 학교중심 농촌재생은 농업인을 위한 지원, 마을 가꾸기 등 각종 연계사업이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정책으로 현장에 접목될 때 그 시너지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모두가 우리 농촌사회로 오라고들 하지만 주도적으로 일했던 사람들이 떠나고 나면 지역사회는 다시 주저앉을 수도 있다. 따라서 농촌사회를 살릴 수 있는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작은 학교의 교육 내용, 학교 운영 등에 있어 농촌사회 공동체를 바탕으로 한 바른 해법을 제시해야만 농촌재생은 물론 지역공동체의 안정이 가능할 것이다. 이렇듯 농촌사회 살리기는 곳곳에 위치한 아이들을 위한 작은 학교 살리기에서부터 다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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