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지구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1차, 2차의 대유행(Pandemic)을 거쳐 요즘은 3차의 징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세계의 각 국은 또다시 국가의 부분봉쇄를 고려하고 있다. 2020년 1월 말,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자체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한마디로 활기를 상실하고 이동 동선을 최소화해 ‘집콕’이란 문화를 탄생시켰다. 그 결과 최근엔 방탄소년단(BTS)의 월드투어 ‘맵 오브 더 솔 투어(Map of the soul tour)’의 국내 공연이 취소됐다. 그뿐이랴.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은 95% 이상이 취소되고 일상에서도 각종 모임, 행사, 결혼식, 돌잔치 등이 연기되었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19 라는 감염병은 ‘불편한 소통보다는 편리한 단절을 선택하기’, ‘현대인의 진화된 욕망’이라고 추측하던 언택트(untact)를 우리에게 성큼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언택트는 소통하지 않는 게 아니라 소통의 방식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뀐 것이다.
이런 삶의 변화에서 언택트는 외부와의 ‘연결(on)’을 온라인을 통해 대면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트렌드이자 문화가 되었다.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한 형태인 비대면으로 사람 간의 접점을 넓히는 의미의 딥택트(Deeptact), 즉 컨택트(contact)와 언택트(untact)의 조합이 새롭게 등장했다. 그동안 초중고에서는 1/3~2/3 등교 원칙에 따라 온라인 수업과 대면수업으로 진행되어 왔다. 온라인 수업은 화상 회의, 채팅, 전자 메일 등의 도구를 이용한 편리한 수업 방식으로 전환이 가능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수업의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예컨대 교과에 따라 많은 이해가 필요한 과목도 교사에게 질문이 자유롭지 못해 온라인 수업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이 많았다.
여기서 몇 가지 더 온라인 수업의 단점을 살펴보자. 학생들은 수업을 듣는 동안 다른 활동이 가능하여 집중이 어려워 학습 효과가 떨어지며, 화면 앞에서 장시간에 노출돼 다른 야외 활동에 대한 흥미를 잃고, 교사의 감독을 피하니 학습하는 자세에 대한 통제가 어렵고, 학습의 피드백이 어려워 방임 현상마저 뒤따랐다. 따라서 학생들은 스스로의 훈련이 필요하며 또한 직접 동기부여를 하는 등 새로운 능력의 요구가 학습의 최대 관건이 되었다. 실제로 예체능 교과는 특히 불편하다. 미술의 경우 그림을 그려 사진을 찍은 후에 온라인 클래스에 올려야 한다. 체육의 경우엔 영상시청을 통해 활동을 숙지한다. 이 두 경우만 해도 진행 과정에서 적절한 피드백(세밀한 부분, 운동 자세를 교정 등)을 받기가 어렵다. 그뿐이랴. 수행평가가 몰려 집중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등교수업을 통해 기대 이상의 딥택트 나눔 활동을 보여주었다. 이는 각종 교육활동(학술제, 동아리 발표, 과제연구, 수행평가 등)의 참여에서 증명되었다. 최근 본교는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딥택트 나눔 활동에 무려 45개 조가 신청하여 팀 프로젝트 발표를 성황리에 마쳤다. 팀당 4~7명으로 구성하여 평소 관심이 많고 또 미래 유망한 분야에서 주제를 설정해 팀 연구를 거쳐 공개적으로 발표를 한 것이었다. 체육행사를 대체하여 이루어진 2~3주의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주제와 깊이 있는 내용으로 학생과 교사의 만족도가 높았다.
이제 학교는 딥택트의 활성화 내지 문화 창조가 불가피하다. 이는 비대면(on)과 대면(off)의 혼합으로 흔히 블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라 불리기도 한다. 과거의 <거꾸로 교실>의 수업방식이 현대식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즉, 가정에서 수업을 듣고 학교에서는 곧바로 질문과 문제해결 등 과제를 하는 방식인 것이다. 이제 면대면 관행을 깨고 딥택트 방식으로의 전환은 코로나 시대가 가져온 전화위복이자 혁신적인 교육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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