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거듭할수록 수능 관리감독 교사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수능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에 대한 부담감도 있겠지만 빗발치는 민원과 그에 따른 책임감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예측 불허한 여러 상황들에 대비해야하는 부담감에 교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평소 같으면 불만이 없을 지침 사항이지만,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도 타 지역으로 배정되는 감독 교사에 대한 대책이 부재하는 것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혹시 모를 감염과 학교 내 전파 우려에 교사들은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지난 5일 교육부가 발표한 수능 부정행위 방지 대책 역시 그 실효성과 안전성에 대해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소한 소리와 움직임에도 민원이 발생하는데, 모든 학생에 대해 시간에 맞춰 마스크를 내리는 ‘신원 확인’이 진행되고, ‘가림막 낙서 검사’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필수적인 절차이지만 이에 대한 감독 교사들의 부담감은
모든 수험생이 마스크를 착용하기 때문에 신원 확인이 까다로워진 데다 감염병 우려와 온갖 민원 발생이 예상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감독 행위를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2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책상 위 칸막이 설치 등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장 운영에 적극 대응하도록 관계기관에 민원예보까지 발령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수능 관련 민원은 매년 접수일 이전부터 성적 통지일까지 시기별로 ▲수능 접수 불편 ▲시험 관련 문의·건의 ▲시험 당일 불편·불만 ▲수능 이후 학사관리 건의 ▲정답·성적 확인 등의 유형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2020학년도 수능이 치러졌던 2019년에는 290여건 정도, 2020년은 현재까지 약 150건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2019년 수능 관련 민원은 ▲시험 당일 시험장의 미흡한 운영으로 발생하는 불편·불만이 전체의 37.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수능 접수 불편(16.9%) ▲시험 관련 문의·건의(16.2%) 순이었다. 2021학년도 수능일이 한 달여 남은 현재까지는 ▲시험 관련 문의·건의(45.4%) ▲수능 접수 불편(44.7%) 민원이 주로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마스크로 인한 신원 확인 시간이 짧다는 등의 지적이 있어 사전교육 자료에 본인 확인을 철저하게 해달라는 유의사항을 포함해 배포할 예정"면서 "시험실에 배치되는 수험생 수도 기존 28명에서 최대 24명으로 줄어드는 만큼 효과적인 시험 감독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연 그러할까. 학생 수 축소는 감독 행위 고려 사항이 포함된 지침이 아닌 학생들 감염 방지를 위한 지침이다. 또한 절반도 아닌 고작 4명 차이로 ‘효과적인’ 감독 행위가 가능해진다는 건 어떤 논리일까. 수능 감독 교사에 관한 처우 개선 요구 사항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코로나19가 문제를 대두시켜주는 기회가 되었을 뿐, 코로나19가 원인이 아니란 이야기다. 감독 교사들이 가지는 부담과 책임감이 대책 부재로 인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정부의 ‘못 본 척’이 너무도 빤히 보이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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