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오는 11월 교원승진제도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4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육부에 건의한 승진제도개편안으로 교장, 교감으로의 승진 과정은 지금보다 단순화 될 것이고, 다양해질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관리자 중심의 평정에서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중시하는 ‘수평적 구조’에 가까울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교육계는 교원승진제도에 온 신경이 몰려있다. 구시대적 구조를 버리고, ‘수평적 구조’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에 교육가족들의 긍정적인 시선이 머무르는 등 교육계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여성 교원들은 한숨만 내뱉을 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일 ‘양성평등주간’ 25주년을 맞아 ‘제1기 성평등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시교육청 관리직 성별현황’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4급상당 이상(교육지원청 국장 이상)의 초등 교육전문직의 여성 비율은 2015년 12.8%에서 2016년 8.7%로 뚝 떨어졌다가 ▲2017년 15.2% ▲2018년 30.4% ▲2019년 28.3% ▲올해 34.8%로 소폭 증가하는 듯 했으나, 문제는 서울시 전체 초등교원 중 여성이 2만4,983명으로 전체의 87%나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는 교원 전체 10명 중 8명이 여성 교원이지만, 교육 전문직 여성은 10명 중 3명뿐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사실상 10명 중 2명의 남성교원이 교육 전문직을 맡아 주요 현안을 다루는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교육계 ‘유리천장(보이지 않지만 승진을 막고 있는 벽)’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등교원만 해당하는 상황이라면 그래도 낫다. 교육계 유리천장은 중등교원의 상황이 더 암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중등 교육전문직 비율은 ▲2015년 26%에서 ▲2016년 24% ▲2017년 16% ▲2018년 14%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16.7%, ▲올해 29.2%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시교육청 관내 중등교원 1만8,495명 중 여성은 72.8%인 1만3,470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위직은 남성 교원 전유물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시교육청은 지난 10일 발표를 통해 교육청 중 최초로 성평등 교육환경 조성 및 활성화 조례에 따라 성인지 관점을 반영한 성 주류화의 실질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더불어 ‘성 주류화’ 정책의 기본이 되는 승진과 배치의 균형적 성비 반영과 구성원의 성인식 및 기관의 정책과 제도 점검, 성인지교육 이수율 등을 포함하는 ‘성평등 지표’를 개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정대로만 진행되면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이러한 ‘최초 성평등 지표’를 발표하는 고위직 또한 ‘남성’이라는 점에 여성 교원들은 반신반의하는 태도다.
수려한 이름의 ‘뉴-노멀’ 진로교육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를 수행할 여성 교원들은 아직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다. 반신반의하는 여성 교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시교육청은 약속을 지키고 이것을 표본으로 전국의 교육기관들은 실질적 ‘수평적 구조’를 향해 총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현장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인 여성 교원들과 미래의 교원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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