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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교감

내년이면 등단 50주년을 맞이하는 풀꽃시인 나태주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른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자신을 뒤따라오는 사람, 아래에 있는 사람, 젊은 사람, 힘없는 사람들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는 “세상 모든 생명체에는 제 나름대로 몫이 있게 마련이고, 목숨의 몫만큼 살 권리가 있게 마련이라, 모든 목숨을 가진 존재는 자유로워야 한다”고 했다. 그리하여 부디 ‘나처럼 살지 말고 너처럼 살라’고 등 두드려 각자의 방식대로 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우리 청소년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더 없이 크다.

평생 교육자로 살아온 그는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 ‘지나친 경쟁’을 꼽았다(나태주는 1964년부터 2007년까지 43년간 초등학교 교단에 섰으며 정년퇴임 때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그는 “우리나라는 경쟁이 지나치고 급하게 성과를 내야만 하는 분위기인데, 사람은 늘그막에 빛을 보는 것이 가장 좋다”며 “시간의 축복, 세월의 축복을 받은 뒤 빛을 보아야 별 탈 없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피력했다.

잠시 우리 주변의 무수한 꽃들을 살펴보자.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다. 꽃들은 우리 인간에게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준다. 제비꽃은 진달래를 부러워하지 않고, 진달래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 자신을 한껏 꽃피우다가 떠날 시간이 되면 아무 말 없이 떠나간다. 그런데 어떤 꽃을 보고 ‘예쁘다’ 또는 ‘예쁘지 않다’고 평가하는 것은 꽃들이 아닌 바로 우리 인간들이다. 인간은 그들만의 자기중심적인 평가의 잣대로 만물을 비교하여 우열을 가른다. 여기서 인간의 불행이 시작되고 소위 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이분법적 사고의 틀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학교의 예를 들어 보자. 어떤 학생과 학부모들은 ‘SKY는 나와야 잘 된다 → 나는 SKY가 아니다 → 나는 시작부터 망했다’라고 생각한다. 또 SKY 중에서도 S대가 더 선호하는 학교라서 ‘S대는 나와야 잘 된다 → 나는 S대가 아니다 → 나는 망했다’라고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S대 학생이라도 미국의 대학교와 비교하여 ‘Harvard는 나와야 잘 된다 → 나는 S대다 → 나는 망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빌게이츠나 저크버그처럼 하버드에 갔다가 자퇴하고 성공한 사람들도 있으니 ‘하버드에 다니다가 자퇴하고 잘된 사람이 많다 → 나는 아직도 하버드에 다니고 있다 → 나는 망했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우리는 어떤 비교인물을 만들어두고 끊임없이 그 사람과 비교하여 스스로를 비하하고 심지어 자기학대를 하기도 한다. 비교는 바로 인간이 불행해지는 지름길이다.

세상살이에 정답은 없다. 나만의 정답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누구나 가능하다. 왜냐면 우리는 이미 각자 자기 자신에게 충분히 자격을 갖춘 ‘숨마 쿰 라우데(Summa cum laude: 최우등)’이기 때문이다. 인생에는 자신만이 연주할 수 있는 악보가 주어진다. 그것을 어떻게, 무엇으로 연주하는지는 개인 각자에 달린 문제다. 그러려면 우리는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지 않겠는가? 또한 지금 있는 그대로가 신이 주신 위대한 선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언제나 그 선물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소중하게 여겨 나만의 색으로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맘껏 색칠하여 이 세상과 이웃에 도움이 되도록 살아가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우리 청소년 교육이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부모가 원하는 나 말고, 애인이 원하는 나 말고, 친구가 원하는 나 말고, 바로 나 자신이 원하는 내가 되는 것(Very Me) 이것이 바로 행복의 지름길임을 교육하자. 더불어 이젠 우리 교육도 지나친 소모적인 경쟁교육이 행복교육보다 결코 앞설 수 없음을 다시금 성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