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이 높다고 창의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강인구
구미 인동중학교 교장
창의성이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힘이나 남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자기만의 독특한 생각이나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과 그런 능력을 뒷받침해주는 두뇌의 특성을 말한다. 발명도 이와 마찬가지로 지금
까지 없던 기술이나 물건 등을 새로 생각해 내거나 만들어 내는 능력을 말하므로 같은 특성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지혜라고 하는 것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지혜라는 의미는 한 가지를 알면 열 가지를 미루어 아는 능력, 즉 슬기를 말한다. 그래서 발명이나 창의성 교육은 같은 맥락으로 교육을 하면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지혜는 지식의 전달만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서로의 상호작용을 잘 이해해야만 학생들의 창의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내용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굴절 실험기구의 개발이 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중학생인 병주는 과학시간에 오목렌즈와 볼록렌즈를 통해 빛이 굴절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두꺼운 종이에 긴 틈을 내어 태양 빛을 통과시켜 굴절을 관찰하려 했지만 날이 흐려서 관찰하기가 어려웠다. 다음날 태양이 잘 비치는 날에도 태양 빛과의 각도를 맞추기가 어려워 실험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레이저 포인터기를 갖고 장난을 치다가 레이저 빛이 선으로 선명하게 보이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였다. 이점을 이용하여 빛이 굴절되는 모습을 레이저 포인터를 이용해 간단히 관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의문점을 가지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레이저로 다양한 굴절 실험을 할 수 있는 기구를 개발하게 되었다.
이 경우 병주의 굴절실험기기의 개발은 지능이나 창의성이 높아서 착안을 했는지 지혜가 많아서 개발했는지를 잘 알 수가 없다. 물론 지능이나 창의성, 지혜의 구분을 두부 모내듯이 딱 잘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어느 부분에 많이 속하는지는 간파해야 한다.
그러면 지능이나 창의성이 높은 학생이 지혜도 많은지가 의문이 된다. 우리는 보통 “저 학생은 공부를 잘한다.”는 것을 알면 지능, 지혜, 창의력이 모두 높은 것으로 판단하여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지혜가 많으면 지능이나 창의성이 높다고 생각할 수가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연구결과에서 나타나듯이 예술가나 과학자들은 지능과 창의성이 모두 높은 편에 속하지만 성공한 사업가들은 지능과 창의성이 다 높은 쪽과 지능과 창의성이 반비례하는 쪽으로 분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직업에 따라서 지능, 창의성, 지혜 간의 관계가 좀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으며 지능이 높다고 반드시 창의력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예로 나눗셈의 원리만 알고 한 두 문제만 풀 줄 알면, 그다음에는 유추해서 응용문제도 척척 풀 수 있는 총명한 학생은 지혜는 높다고 할 수 있으나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낼 수 있는 창의력이 높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어떤 학생의 지능이 두 자리 숫자라면 지혜도 그 정도가 되겠지만 창의성은 아주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는 것이다. 반대로 창의성이 아주 높은 학생이라고 지능이 아주 높다든가 지혜로운 학생이 아닐 수 있으므로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추어 지도한다면 세 가지 모두 성장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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