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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소리를 우려낸 뜻국물 생각의 고리(Ⅱ)

염시열
군산대학교

2.3. 월 테켜(층위)에서의 세셈나눔 짬속의 벼리목

월(문장)을 풀이하는 세난듬(삼분법)으로 주시경은 ‘줄기결, 금이결, 만이결’의 세 벼리목을 내세우고 있다. 줄기결은 월의 바탕밑 밑감에 맞닿고(주시경 1910) 금이결은 줄기결의 금나가는 꾸밈을 풀이하고, 만이결은 월 안에서 낱말의 힘짓 틀듬을 드러내는 말본 속내를 풀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속살은 <그림 3>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림 3> “짬듬갈”의 월 그림 보기 (주시경 『국어문법』42쪽)

주시경은 『국어문법』 43쪽 그림 풀이에서 “줄기결이 모도 세 몸이니, 임,씀남의 세이요. 만이결이, 모도 세 몸이니, 임,씀,남의 세 빗이요 금이결이 모도 세 몸이니, 임,씀,남의 세 금이라. 그러함으로 이러하게 갖가지로 꿈이어진 한 낫의 어느 드 든지 셋을 세곱한 아홉의 몸뿐이요. 다른 몸은 없나니라”라고 적고 있다. 이 글에서 주시경의 월에 관한 세클다 생각(삼태극 사고)을 세셈나눔 셈듬(수식)인 ‘셋을 세곱한 아홉’으로 맞찜할 수 있다. 주시경의 그림풀이는 오늘날에 월(문장)을 푸는 ‘구문 도해법’과 같다.

구문 도해법으로 나눠 풀이할 수 있는 월은 임자말과 풀이말 또는 그것을 이루는 낱말이나 말본 벼리목들이 종잡힌 차례로 어울려서 하나로 종잡힌 뜻을 나타내는 얼개이다. 월의 뜻살은 짬속벼리목의 자리매김과 아랑곳하다. 여기서 자리매김은 낱말셈(어휘)의 가려잡음과 찜속을 말하는 데 월을 만들어낼 때 낱말셈을 가려잡는 일은 월의 짬속과 거의 한껍에 이루어진다. 보기를 들면 <그림 3>에서 ‘저 소가 푸른 풀을 잘 먹소’와 같은 생각씨의 자리매김은 풀이말 ‘먹소’에 이끌리는 임자말 ‘소’와 맞물인 ‘풀’을 가려잡고 여기에 토씨 ‘가’와 ‘을’을 자리매김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이렇게 월을 짬속하는 어섯속(성분)들은 이음틀(유기적) 고리(관계)가 있는데 주시경은 토씨(빗)를 붙여 ‘임이듬, 씀이듬, 남이듬’의 듬(격)을 세워놓고 있다. ‘푸르+ㄴ’을 풀이 하면서“(잡이) 이 말에는 씀이에만 이러함이 잇으되 임이와 남이에도 이러한 금이가 잇는 말이 잇나니라. 잡이는 맘에 가지어 두어야 할 것이라 함이라”라고 쓰고 있다. 이때의 ‘맘’은 월의 짬속벼리목을 가려잡을 때 말본 깸듬(문법 의식)이 있어야 함을 이야기한 것이다.

(3) ㄱ. 너는 잠을 잘 자니?

ㄴ. 그래.

(3ㄱ)에서 월 짬속 벼리목인 바탕밑 밑감에 맞닿는 줄기결(주시경 1910)의 벼리목은 ‘너, 잠, 자-’이다. 이때 줄기결은 월의 몸말(체언)과 풀이말(용언) 및 풀이말이 반드시 내대는 이름씨를 가리킨다. 움직임이나 그림을 드러내는 것은 풀이말 ‘잔다’이다. 금이결은 ‘잘’이고 금매김(한정)을 나타내는 꾸밈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3ㄱ)에서 힘짓 틀듬(작용 법칙)을 드러내는 만이결은 임자듬 토씨 ‘-는’과 부림듬 토씨 ‘-을’, 그리고 풀이말의 씨끝 ‘-니’로 짬속되었다. 만이결의 말본결 구실손(문법적 직능, 이익섭․채완 1999)은 토씨와 씨끝이 월에서 가지는 구실이라 할 수 있다. 한국어의 듬(격:case)이 월 짬듬벼리목의 으뜸결 테안(대표적 범주)에 드는 것도 말본결 구실손으로 볼 수 있다. 생겨남의 뜻살을 가진 앎결 낳낸몬은 말한 이의 뜻살 건넴을 드러낸 ‘너는 잠을 잘 자니?’라는 월이다. (3ㄴ)의 ‘그래’도 앎결 낳낸몬 월이다.

더 내들면 말한 이가 잠을 자는 터수(상황)를 물을 때 말글밑감인 ‘너, 잠, 자니, 는, 을’은 말한 이의 말셈머리(머릿속 사전)에 있는 말소리 벼리목으로, 말한 이의 말글 골얼줄에서 이미 익힌 말본 바른듬에 따라 자리매김하여 ‘너는 잠을 잘 자니?’라는 입말로 드러낸다. 이런 말글결 터수에서 말한 이가 입말로 (3ㄱ)의 ‘너는 잠을 잘 자니?’라고 말하면 듣는 이는 (3ㄱ)의 말을 귀로 듣는다. 이때에 듣는 이의 깸듬이나 기억, 생각 따위가 가축된 골의 말글 골얼줄이 이들 입말을 생각(언어)이 드러나는 그림꼴로 받아들인다. 생각(언어)의 깨침으로 말한 이의 뜻을 알고 말글 골얼줄은 임자에게 쓸모 있는 뜻을 종잡는다. 이어서 듣는 이는 말하는 이로 그 구실을 바꾸고 제몸의 말글 골얼줄이 가려잡은 뜻 가운데 밖으로 내보낼 (3)의 ‘그래’와 같은 알맞은 생각(언어)을 고른다. 고른 생각을 입으로 말하거나 월로 드러내면 (3ㄱ)에 대한 반응으로 (3ㄴ)의 ‘그래’와 같은 월의 짜임이 드러난다. 월 얼개가 짜진 데 따른 월의 솜씨듬을 세 가지로 내세우는데 뜻울결 솜씨듬(개념적 기능/ideational function), 말줄기섶 솜씨듬(화맥적 기능/textual function), 서로들임 솜씨듬(교류적 기능/interpersonal function)이 있다.¹⁾

글(3)에서 말하고자 하는 월이 드러나는 입말 판그림의 말줄기섶 솜씨듬은 어떤 일이 있을 때 잠을 잘 자는지를 묻는 물음이다. 묻는 뜻살이 건네지는 말글판그림의 차례물을 내들면 ‘벼름소(주제)-풀이 및 새나들본(신정보)-지난나들본(구정보)’의 얼개로 드러난다. 이때 뜻울결 솜씨듬(개념적 기능)을 담은 ‘너는(주격)’, ‘잠을(목적격)’들과 같은 듬테안(격범주)과 풀이말 ‘자니? 같은’ 말글틀듬(언어형식)을 거쳐 건네지는 속살이 생긴다. 이때 말한이의 말을 통해 그의 뫔가짐과 월(명제)을 드러내는 뜻을 알게 되는 서로들임 솜씨듬(교류적 기능)도 생긴다. 말한 이나 글쓴이의 말글에 담긴 빛깔, 소리, 자취, 냄새, 모습들은 바탕밑 밑감으로 듣는 이나 읽은 이의 안은 들임 터수에 따라 같은 말이라도 그 뜻을 달리한다.

3. 맺음말

주시경이 낱말을 ‘기’라 이름 지었다.

‘기’는 말이 가축한 새뜻한 구실과 가룸결 구실을 드러내는 낱말이 가진 기운을 이야기한다. 낱말이 가진 기운은 말소리가 드러내는 가룸턱 뜻이다.

가룸턱(논리)의 테켜(층위)로 보면 낱말은 뜻울(개념)이다. 말글모듬(언어사회)에서 널리 쓰이는 낱말은 뜻이 굳어진다. 낱말의 뜻울(개념)이 뚜렷한 말글은 모호한 표현을 벗어나게 한다. 가룸글(논술)은 낱말을 바탕으로 한 월의 뜻울(개념)을 턱에 알맞게 짬속한 말 묶음이다. 가룸턱(논리)은 월(명제)이 가축한 참과 거짓을 이야기하는 말 묶음에 있다. 가룸턱이 있는 말글살이는 갈말의 뜻울(개념)을 뚜렷이 해야 하고 뜻울이 뚜렷한 낱말을 가지고 까닭과 터무니를 대야한다. 그래야 월(명제)을 가룸턱에 맞는 말로 쓸 수 있다.

따라서 우리말의 말밑과 말본결 구실손(문법적 기능)에 알맞은 말을 골라 쓸 수 있도록 말밑과 말본결 구실손(문법적 기능)을 깨치는 국어과 갈배움을 짬속해야 한다. 우리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갈배움에서는 늘 토박이말과 토박이말로 이루어진 월을 내들고 익히도록 힘써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미립틀(방안)로 우듬지싹, 월 쌓기, 이야기판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