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종 사회교육학 박사, 공주대학교 겸임교수
현재 우리가 함께 사는 사회는 21세기 세계화 시대,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이다. 이러한 다분기적, 다변혁적 시대에 교육과 교육자도 변하지 않으면 설 곳을 잃게 된다. 교육과 교육자가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미래를 밝히기 위해 스스로 탐구하고 변화하는 모습이 미래를 여는 문이다. 미래를 슬기롭게 개척하고 창의적으로 열어가는 방안을 찾는 것이 교육과 교육자의 책무이자 소명인 것이다.
교육은 가치지향적이고 가치중립적인 양면성을 갖고 있다. 교육은 필연적으로 정치･경제･사회･심리 등의 이슈(issue)와 얽히게 되어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경쟁과 분배, 경제성과 사회성, 평등과 수월성은 대립적이지만 비행기의 두 날개와 같은 동행자이기도 하다. 좌우 날개가 균형을 이루어야 비행기가 똑바로 날 수 있듯이 평등과 수월성이 교육의 좌우 날개 역할을 할 때 성장 동력이 발휘될 것이다.
2019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 재평가 문제도 수월성과 평등성의 관계에서 기인한 것이다. 전국 42개 자사고 중에서 2019년에 24개교가 재평가를 받아, 기준 점수 미만인 11개교가 재지정이 취소되면서 일반고로 전환될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학생, 학부모, 동문, 지역 인사 등이 ‘자사고 죽이기를 하지 말고 자사고 살리기로 정책을 전환하라’며 시위 중이다.
이들은 섣부른 평등성에 의거해 하향 평준화를 지향하지 말고, 수월성을 유지해 명문 학교 전통을 이어가게 해달라고 주장한다. 분명한 점은 수월성(경쟁)과 평등성(평등)은 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공존의 문제라는 점이다.
사실 미래 사회에서는 평등성과 수월성에 대한 논쟁이 더 심해질 것이다. 이렇듯 교육을 둘러싼 격한 논쟁과 대책 없이 무너져가는 교육 환경으로 인하여 앞으로 10년, 교육자는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게 될 것이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는 약물치료 대신 예방이 최선이다. 위급한 상항에 도달하기 전에 사회적 면역력을 길러야 한다.
앞으로 사회는 교육자를 강도 높게 평가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실력을 키우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교수법을 실천하면 모든 평가 앞에서 떳떳해질 수 있을 것이며 학생들로부터, 사회로부터 우대받고 존경받게 될 것이다.
우리는 너무 교육 변두리에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였다. 교원 평가제, 논술, 학원 등 사교육, 대입 제도, 특목고, 자사고, 영재교육,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 비리, 학교장 재산등록 등 본질적인 학생교육과 관련 없는 교육문제 갈등에 너무 많은 관심을 쏟고 있으며 끝없는 논쟁을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기초, 기본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교육의 기본은 교육자와 학생, 그리고 그 둘 사이의 소중한 관계이다. 이 기본이 확실하게 정립된 후에야 나머지 논의들이 의미가 있다.
인간의 성장을 크게 셋으로 나누어 지적 영역(knowing), 정적 영역(feeling), 심리 운동적 영영(doing)으로 분류하듯이, 교수의 역할도 <전문 지식>, <마음 자세>, <강의 기술> 이렇게 세 영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유능한 교육자의 핵심 특성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들을 위한 배려’라는 것은 어느 행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나머지 일곱 요소들이 두루 존재할 때 비로소 저절로 나타나는 현상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유능한 교육자의 핵심요소에 대한 첨단 교수법을 배워야 한다. 미래 교육의 교육자들이 교재연구에 더욱 더 충실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첨단 교수법이라고 함은 그저 ICT 기술과 교육 방법 등 첨단 기자재를 동원하는 교수법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다년간 왕성하게 이루어진 두뇌연구에 기반이 된 교수법을 포함하고 있다.
유능한 교육자의 모습이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의 모습이라면 우리는 우리의 본래 모습도 알아야 한다. 우리의 본래 모습이란 교육자가 되겠노라 처음 결정했을 때의 그 마음을 기억해 내는 것이다.
우리는 학생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중추적인 역할자이기도 하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한마디, 아무 뜻 없이 보인 제스처나 몸동작이 학생들에게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손가락 하나라도 의식적으로 마음을 써야 한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그토록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렇듯 교육자란 중요한 일을 하는 소중한 존재임을 확신하였기에 교육자의 길을 택했다. 교육자는 아무나 하는 직종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로서 자존감을 가져야 하는 것이 곧 본연의 우리 교육자의 본래 모습이다. 또한 미래 희망과 포부를 마음 것 펼칠 수 있도록 그 장(場)을 마련해 주는 것이 미래 교육의 단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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