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재학생들이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피켓을 들고 학교 비리와 관련해 관심을 호소했다. 학생들은 A교장이 저지른 비리에 3월 개학부터 담임교사가 배정되지 않는 등 제대로 된 수업을 받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다는 것.
서울공연예술고 학생들이 먼저 학교의 비리를 알리는 이유는 지난 1월 28일 공개된 ‘학교법인 청은학원 및 공연예술고 민원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A교장은 회계부정 등 각종 비위를 저지르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교장은 부인인 행정실장 A씨와 함께 지자체 지원금과, 법인 소유차량 기름값, 휴대전화 요금 등 학교회계를 부당 집행했다.
또한 A교장이 대표로 있는 극단 공연을 매년 1학년 학생들에게 관람하게 하고 지난 4년간 관람료 1500만원을 학교회계로 집행하기도 했다. 회계부정에 이어 A교장은 자신의 딸을 교사로 채용하는 등 채용비리 의혹도 있었다.
뿐만아니라 학생들을 강제로 사적인 공연에 동원해 학습권을 침해한 사실도 확인됐다. 학생들은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대학 동문회, 보험회사 공연 등 총 10차례 교장과 그의 가족의 사적 모임에서 공연을 해왔다.
A교장은 학생들에게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춤을 추게 했으며, 군부대 공연에 동원된 학생 중에는 성희롱 피해를 입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같은 비리를 언론 등에 알린 계약직 교사들에게 채용 시험도 보지 못하도록 하는 등 부당한 인사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 같은 A교장의 행태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움직이게 했다. 지난 2월 서울공연예술고 졸업생들은 ‘누가 죄인인가’라는 뮤지컬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A교장의 비리와 학생들의 피해를 알려 조회수 400만건을 달성하며 이슈가 되기도 했으며, 학부모들은 “교육청 시정 명령까지 무시하고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A교장의 직무정지를 요구한다”며 국민청원글을 올렸고, 13일 기준 15만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학교법인에 A교장의 파면, B행정실장의 해임 등을 요구하고 수사기관에 수사의뢰했지만, A교장은 조사결과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공연예술고는 국내 유일의 공연예술특목고로 실력 있는 예술인을 양성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교육기관이다. 하지만 지금 A교장의 행패 아닌 행패로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받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를 바로 잡기 위해 나선만큼, 어른들이 그에 답해야 할 때다. 학교법인은 교육청의 요구에 불복하는 행정소송 검토보다 교육청의 시정명령을 먼저 이행하고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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