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치가 기사회생했다. 교육의원 정당비례대표제 도입 논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물론 교육자치 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됐다, 교총과 전교조등 교육계가 강력반발하고 민주당등 야권은 주민직선을 내걸고 한나라당과 치열하게 대립했다. 이번 교육자치법 개정논의에서 민주당 당론을 이끌어 내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김영진의원( 광주 서구)이다. 김의원은 여야합의 직전까지 갔던 교육의원 정당대표제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소속의원들을 일일이 설득, 마침내 교과위 법안심사소위 합의사항을 뒤집고 꺼져가던 교육자치 불씨를 살려냈다. 김의원은 지금 정부의 교육감 선거개입 의혹을 놓고 이주호 교과부 차관등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 최근 이주호차관의 교육감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정부가 조직적으로 교육감 선거를 기획, 조정하고 있다고 보는가.
“이주호 차관의 교육감 선거 개입 의혹은 일간지에서 먼저 의혹을 제기한 것이고, 저는 이 의혹에 대한 해명과 진상 조사를 요구한 것이다. 이미 두어달전부터 교육계 주변에서는 여당이 교육 시민단체들의 단일 후보 추대 움직임을 전제로, 중량감있는 인사를 친여 교육감 인사로 내세우려고 후보 조정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 이차관은 관련 사실을 강력부인하고 있다. 앞으로 진상조사위와 치열한 진실공방을 벌일것으로 보이는데.
“ 교과부의 보도해명자료를 보면, 사실관계를 어떻게 조사했다던가 하는 설명도 없고, 사실관계의 근거에 대한 언급이 없이 단지 사실이 아니다 하는 주장만 있다. 중요한 문제의 핵심 당사자라면 선약을 취소하더라도 이 문제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찾아가는 자리에 당연히 참석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순리다. 사실 관계의 확인을 통해서 만일 문제가 있다면 법적 대응까지 검토할 것이다.”
- 교육의원 주민직선제 관철등 지방교육자치법이 벼랑끝에서 기사회생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지방교육자치법은 엄밀히 말해 벼랑끝에서 간신히 추락만 면한 상태다. 교육의원 일몰제가 도입된 것에서 보듯이, 아직 모든 위험이 끝난 것이 아니다. 또, 교육감에 대해서도 임명제, 또는 러닝메이트제 도입 등에 대한 주장이 앞으로 계속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6월의 선거가 끝나는 대로 교육계와 정치권이 허심탄회하게 모여서 선거에 대한 평가도 하고, 지방교육자치의 바람직한 발전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해서 합리적 대안을 만들어 법안으로 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교육의원 직선제를 당론으로 정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 지난해 12월 30일 교육의원 비례대표 선출을 골자로 한 법안을 막으면서, 충분히 의견수렴을 한 후 2월초에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약속한 바 있었만, 1월 14일 새벽에 또다시 지방교육자치법안에 대한 기습처리 시도가 있었다. 그래서 제가 교육자치 법안은 이런 식으로 심야에 기습적으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강력 항의, 법안 처리를 저지 한바 있다. 그뒤 민주당의원들에게 일일이 친전을 보내 교육의원 정당 비례제의 문제점을 알린뒤 당론으로 거부해 줄것을 호소했는데 다행이 받아들여져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김의원은 재외동포사업단 북미지원단 단장으로 북미주 6개 도시를 순회하던 도중 민주당에서는 이에 대한 당론을 결정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 곧바로 의총에 참석, 교육의원 주민직선으로 당론을 결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 교사들의 정치활동에 극도로 민감한 여권에서 교육의원 정당추천제를 들고나온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솔직히 교육의원 정당 비례대표제를 통해서, 자신들에게 가까운 보수적 교육단체 임원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주려고 한 것이 아닌가 의문을 갖지 않을수 없다. 궁극적으로는, 교육의원 뿐 아니라 교육감까지 임명제, 혹은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려고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시?도지사 대부분이 한나라당 소속이기 때문에, 임명제를 한다면 정당의 영향력에 훨씬 민감해질 것입니다. 또,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는 것 역시, 현직 광역단체장의 이점과 결부시켜 교육감 선거의 여권 단일후보를 통해 선거에서 유리한 지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 교육자치에 대한 소신은.
“교육의 정치적중립성, 전문성, 자주성을 보장한 헌법의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교육자치는 일반자치와 분리되어 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적 중립과 전문성이 보호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교육의원 일몰제가 아닌 주민직선제를 기준으로 의원정수를 확대하는 등 교육자치의 자체적 완결성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 국내 교육 석학들의 모임인 한국교육과학발전연구회를 이끌고 있는데.
“한국교육과학발전연구회는 지난해 12월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일궈낼 건강한 교육패러다임과 과감한 과학진흥정책을 모색하고 실천하기 위해교육 및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이 중심이돼 결성됐다. 한완상 전 총리, 장상 전 총리, 윤덕홍 전 부총리, 박광태 광주광역시장, 유인종 전 서울시교육감, 안순일 광주교육감등을 비롯 대학의 이사장이나 총장, 교육학 관련 교수님들도 고문 또는 이사직을 맡고있다. 이번에 교육의원 정당대표제를 저지하는데 큰 힘이됐다.”
- 교육계 비리가 최근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 여러요인이 있겠지만 핵심적으로는 재작년 교육감선거에서 학원업자 등으로부터 돈을 빌려 선거를 치르고도 교육감에 당선된 사례 등이 교육계 전반의 도덕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 MB 정부의 교육정책을 점수로 매긴다면.
“점수를 높이 주기는 어렵다. 100점 만점에 30점을 정도 아닐까. 아쉬운 점이 많지만 그중 가장 잘 한 교육정책을 찾으라 하면, 등록금 후불제와 상한제를 일부나마 수용한 것을 꼽고 싶다. 반면 학교자율화 정책은 가장 실패한 정책이라고 본다. 학교 자율화라는 미명하에 학교를 일제고사를 중심으로하는 혹독한 경쟁 체제에 몰아넣고, 교육과정은 오히려 암기 위주로 획일화되고 있다. 더구나 학교별 성적 공개에 따른 학교 서열화로 인해 학생들은 사설모의고사와 0교시 수업, 야간 자율학습 등에 내몰리며 기본권 조차 침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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