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개교, 23년 역사를 자랑하는 분당 서현고등학교(교장 허왕봉)는 학생들의 95% 만족도를 자랑하는 학교다. 평준화 시절 대부분의 학생들이 SKY 대학에 진학, 가장 하위권 학생도 이화여대에 진학하는 수준이었을 정도로 명성을 떨쳤고, 비평준화로 전환이 된 지금도 재학생 10% 이상이 SKY로 진출하고 있다. 이것은 진학성과로 검증됐다. 2013년 진학실적을 살펴보면 서울대 5명, 고려대 21명, 연세대 23명, 의대 15명, 카이스트 2명이 합격해 재학생 10% 이상이 메이저급 대학에 입학했다.
서울 주요대학 합격자 수도 만만찮다. 서강대 9명, 성균관대 13명, 한양대 22명, 중앙대 1명, 경희대 14명, 한국외대 18명, 서울시립대 2명, 건국대․동국대․홍익대 22명 등 서울 및 수도권 주요대학에 합격한 학생 수는 275명에 이른다.
이는 교사들의 대단한 열정과 그 동안 쌓아온 교내 스펙이 튼튼한 덕분, 그리고 탄탄한 교육프로그램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서현고는 특목고나 자사고에 밀리지 않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현고의 큰 자랑거리는 선배들과 깊은 유대감을 갖고 있는 학생들의 자율적인 동아리 활동과 스터디 그룹이다. 동아리 활동은 자연스럽게 스터디 그룹으로 연결되기도 하는데, 현재 2~7명 정도의 학생들이 모둠을 이뤄 만든 스터디 그룹은 140여 개에 달하고, 전교생의 3분의 2가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스터디 그룹을 위해 학교의 모든 공간이 다 쓰이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모든 교실을 비롯해 행정실, 상담실, 심지어는 교장실까지 학생들의 스터디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서현고를 대표하는 학생들의 자율적인 활동 프로그램, 교과와 문학, 과학, 예체능 등 동아리 운영
원하는 강사 초청, 스터디 그룹
서현고의 스터디 그룹은 ▲학생 중심의 교육서비스 제공 ▲토의, 토론 교육 방법 제공 ▲논술, 구술면접, 모의재판 등 운영 ▲문제해결방법 배양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터디 그룹은 토론학습, 프로젝트 학습 등 학생 중 리더가 강의하는 과외 스타일의 그룹 형태이거나, 지도교사가 강의하는 그룹의 형태로 진행된다. 또한, 학생들이 원하는 강사를 초빙하기도 하는데, KT, 우석현자연사박물관, 분당차병원, 열병합발전소 등과 MOU를 맺고 전문가의 강연이나 멘토링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특히 최근 암․당뇨 세계 권위자이자 노벨상의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김성진 박사의 강의가 큰 인기를 얻었다.
스터디 그룹 중 ‘서현논문탐구대회’ 활동은 이미 서울대에서도 실력이 검증될 만큼 수준 높은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한 대학 진학 시 포트폴리오로 제출되는데 유용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토론 및 논술교육 강화를 위한 ‘행복한 아침 독서’, ‘서현 30북스 클럽’ 등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현 30북스 클럽은 자신의 전공이나 계열과 유사한 책 읽기를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프로그램으로 학교생활기록부와 연계한 지속적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아침독서시간’을 주로 활용해 30권의 책을 읽고, 관련된 토론을 하거나 논문을 써보고 시상을 하기도 한다.
서현고는 성남시로부터도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허왕봉 교장은 “서현고는 경기도교육청 지정 교과교실제와 배움과 실천공동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며 “성남시 지원 창의모델학교로서 많은 지원을 받는다”고 전했다.
최근 성남시로부터 1억 5천만원의 교육지원을 받았고, 교과부에서 1억 2천만원을 지원받아 전자칠판 등 교실 내 환경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또한 6천만원을 지원받아 농구장을 새롭게 건립하고, 휠체어를 이용하는 학생들을 위해 1억 3천만원을 지원받아 엘리베이터 공사 시공에 돌입했으며 7500만원을 들여 교내 보도블럭 공사를 시작했다.
밀도 높은 수업시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
허 교장은 “학생이 중심이 되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며 “특히 학생을 뒷받침 해주기 위해서는 교사의 열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현고 교사 중 50%는 경기도내에서 우수한 교사진을 뽑아 초빙한다. 또한 서현고는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이 한명도 없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업 분위기가 좋다. “학생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수업 분위기를 잘 이끌어가는 것은 교사들의 효율적인 수업 능력”이라는 허 교장은 수업시간 동안 자율학습이나 비디오 수업을 금지하는 등 수업시간의 밀도를 높이고, 전문성이 뛰어난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배움증진수업’ 프로그램에 따라 ‘배움 공동체’라는 교직원 연수를 실시하여 수업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
앞으로 ‘학부모 아카데미’를 만들어 학부모들 간의 교류와 대입 정보 등을 공유하는 자리도 만들어 갈 계획이다.
△동아리 활동과 연계한 탐구과정인 서현탐구논문대회. 대학교 진학에 도움되는 포트폴리오 작품들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꿈과 비전이 있는 맞춤형 진로․진학지도, V3 프로그램
서현고에는 꿈과 비전 진로에 대하여 3년 간 관리하고 자기주도적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진로 진학 안내 및 지도 프로그램인 V3(vision three) 프로그램이 있다.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미리 자신에게 적합한 교육과정의 선택과 교수-학습 플래닝으로 3월 중 3일간 운영하며 ‘서현 비전아카데미’, ‘서현 비전 컨설팅’, ‘서현 비전 업’ 프로그램이 속한다.
서현 비전아카데미는 학생들의 목표 설정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입학하자마자 3일간 운영한다. 서현 비전 컨설팅은 주로 1학년 2학기부터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정한 진로와 알맞은 학과를 파악한 상태에서 성적 결과 분석 등을 통해 ‘맞춤형 진로 진학지도’가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서현 비전 업은 진로 인식이 더욱 파악이 된 상태에서 학생들 스스로 진로 로드맵, UCC 경연대회, 자기소개서 쓰기 등의 활동을 통해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갖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서현고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V-book을 받게 된다. V-book은 Vision-book의 줄인 말로 일주일에 한 시간 정규 진로시간에 이 노트를 채우는 활동을 한다. MBTI성격 유형 검사, 나의 공부유형 알아보기 등 자가진단 테스트가 절반이 넘는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함께 진로특강 소감문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진로탐색을 위해 자신이 한 노력들을 한 권으로 정리할 수 있으니 편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한 달에 한 번, 월요일 7교시에는 진로특강이 진행된다. 신청자를 우선으로 하지만 비신청자도 얼마든지 들을 수 있다. 대체적으로 그 분야의 전문인이 오지만, 본교 졸업생이나 정치인, 작가와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문-이과 예체능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들을 모신다. 직업세계를 잘 알 수 있고 유익한 강의가 많았다고 재학생들은 말했다.
또한 1년에 1회 교내에서 진로진학박람회가 진행된다. 원래는 1,2학년 모두 대학 측 관계자가 본교를 방문해 홍보 및 상담을 해주는 진학 박람회 형식으로만 진행됐지만, 2013년부터 1학년은 진로와 관련해 직업체험, 2학년은 진학 박람회를 진행했다. 근처 또는 유명 대학의 입학사정관이나 재학생 등이 직접 오며, 원한다면 개인적으로 상담할 수도 있다. 학교나 학과의 구체적인 정보, 합격자의 조언 같은 신뢰성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정시보다 수시 위주로 진행되며, 본 학교 또는 적어도 지원하는 학과에 대해 사전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더 많은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다. 명목상으로는 학교당 1시간 씩 총 3개의 학교를 방문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중간에도 출입이 자유로워 여러 학교를 방문할 수 있다.
1년에 1번 열리는 비전 업 대회는 꿈 UCC, 나의 꿈 말하기, 직업인인터뷰보고서, 커리어 로드맵 그리기, V-book 총 5분야로 나뉘어 각각 수상한다. 지원자 수는 커리어 로드맵 그리기가 가장 높다고 전했다. 나의 꿈 말하기와 UCC는 학생들에게 방송으로 나가고, 커리어 로드맵은 교내 벽에 게시한다.
△자신의 구체적인 진로 인식, 꿈과 비전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서현 비전 업 프로그램
열정과 나눔, 봉사를 실천하는 서현고 학생들
서현고는 이외에도 올바른 역사의식 함양을 위한 우리 역사와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서현 역사장정 프로젝트’를 운영하여 문화유적지 답사기행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학부모 상담, 학부모감독관 등 학부모회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서현가족대토론회, 학생자치법정 등을 통해 학생들의 행사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여 인성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앞으로 서현고의 교육 목표처럼 나눔과 배려, 봉사와 섬김으로 이타적 열정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인격과 지성의 합일을 통하여 세계로 뻗어나가는 훌륭한 글로벌 인재가 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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