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졸업식이 대학에서 열려 눈길을 끌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9일 경기 포천시 포천중학교 제 64회 졸업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대학교에서 열리는 중학교 졸업식은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포천중학교(교장 임상범·사진)는 1948년 개교해 현재까지 모두 1만 8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학교로 올해 졸업식부터 학사일정을 변경해 1월 초에 진행키로 했다.
3학년생 350명과 학부모 교장교감 및 3학년 담임 교사 등 500여명은 졸업식 전날인 8일 현충사와 독립기념관을 둘러보고 한국기술교육대를 방문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대학생들의 춤과 기타, 노래 공연 등을 보고 이 대학 설순욱 교수가 진행하는 진로 특강에 참가했다.
이들은 대학생들이 사는 기숙사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9일에는 첨단 장비가 갖춰진 창의융합제조센터에서 대학생들의 기계, 전자 등 실습장면을 관찰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댄스춤과 역시 대학생들이 만든 자동차가 달리는 모습도 보고 직접 탑승해볼 기회를 가졌다. 이어 대학생들처럼 가운과 학사모를 착용하고 오전 11시부터 졸업식을 진행했다.
졸업생 전체뿐만 아니라 학부모까지 한꺼번에 160km나 떨어진, 그리고 다소 생소한 대학으로 이동해 졸업식을 진행한다는 점에 모두들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했던 이러한 아이디어를 내고 추진한 주인공은 바로 임상범(54세) 교장.
임 교장은 “국내 대학 가운데 기술과 공학교육을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을 찾다가,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고, 취업률도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졸업식을 치르면 학생들에게도 매우 의미있는 행사가 될 거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기술교육대를 졸업해서 대기업 연구원이나, 중견기업의 엔지니어로 왕성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무엇보다 기술에 대한 전공능력을 배양해야만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또한 졸업 후에도 직무능력향상 교육을 시키는 점도 임 교장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몇 해 전 한국기술교육대를 졸업한 제자와 연초에 모임을 갖기로 했는데, 모교에서 졸업생을 위한 교육 때문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해서 놀랐다. 졸업을 시킨 후에도 지속적으로 교육을 시키는 대학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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