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주가 아버지에게 심하게 꾸지람을 받았다. 그리고 손으로 몇 대를 맞았다. 빨갛게 부어오른 뺨에 눈물이 흐르고 있다. 전축을 분해하다가 잘못 만져 소리가 나지 않도록 부수어 놓았기 때문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부수다니 이게 100만원이 넘는 거야! 응.”
무섭고 사나운 얼굴로 고함을 질러서 병주는 할말도 못하고 머리만 숙이고 있었다.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있으니까 아버지는 더욱 화가 났다.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허구한 날 이런 짓만 하고 있으니 장래에 무엇이 되겠나? 다시 원상태로 만들어 놔!”
어머니가 옆에서 타일렀다.
“왜 이런 어리석은 일을 하였어!”
병주는 일단 잘못하였지만 무언가 못마땅한 얼굴이다. 얼굴을 찡그리고 닭똥만한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병주는 왜 이런 일을 하였을까? 병주의 부모는 공부를 하기를 원하나 공부보다는 기계를 만지거나 공작에 흥미가 많다. 어떤 새로운 물건이 있으면 분해해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학생이다. 때문에 처음 사다가 놓은 전축을 신기한 나머지 그만 분해하여 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분해는 잘 하였는데 원래대로 조립을 하려니까 잘 되지를 않았다. 이리 맞추고 저리 맞추어 봐도 잘 맞지가 않아 대충 끼워 넣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소리가 날 리가 있겠는가? 그래서 심하게 혼이 난 것이다.
지금까지 기구에 관심이 많던 학생이 이런 일들로 인해서 결국은 흥미를 잃게 되는 수가 많다. 행위 그것에 관하여 엄하게 반성시키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동기가 된 기계의 구조와 분해방법에 대한 지도가 처음부터 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매보다도 학생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면서 자신을 반성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학생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정서적으로 안정되기가 쉽지만 하고 싶은 일에서 배척당했을 때는 곧 상처를 입고 지기자신도 모르는 잘못을 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은 그 분야에 공통으로 같이 생각하는 학생들과의 집단으로 동호회를 만들어 주면 활성화 시킬 수 있으며 학생의 인격에도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요사이 인터넷에서 보면 모형자동차 동호회, 기계과학 동호회, 퍼즐 동호회 등 많은 동호회들이 우후죽순같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동호회들은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이 공부에 좌절하거나 친구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모두의 문제로 하여 받아들여 생각하고 토의하여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정에서는 지나친 억압보다는 적당한 자유로움이 학생들의 자발성에 큰 영향을 주며 스스로 할 수 있는 창의적인 학생으로 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칭찬과 훈육의 조화를 이루어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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