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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자주 대화하라

“내일은 날씨가 좋을 것 같다.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서 야유회나 가자.”

토요일 밤, 아버지가 말씀 하셨다. 병주는 매우 기뻐하였다. 어머니도 싱글벙글해서 “자 맛있는 도시락을 만들어 보자.”라고 말하였다. 하지만 중학생인 철주는 매우 불만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왜 그래? 야유회에 가고 싶지 않나? 내일은 날씨도 맑고 꽃도 활짝 잘 피었을 거야.”

아버지가 묻자 철주는 인상이 더욱 더 찌그러졌다.

“내일 친구들과 축구를 하기로 약속했어요. 나는 산에 안가도 좋아요. 병주만 데리고 가세요.”

그러나 간단히 그렇게 하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부모는 여러 가지로 권하였으나 아무리해도 철주는 친구와 축구하려 간다고 고집을 부렸다. 이 이야기를 들은 병주는 울기 시작하였다. 꼭 형을 산에 데려 가야 된다고 병주가 조른 것이다. 아버지는 “너 혼자는 빠져도 축구는 할 수 있어. 친구들은 그렇게 곤란하지는 않을 거야. 아버지는 바쁘기 때문에 지금 아니면 언제 시간이 날지 알 수 없어.”라고 마침내 구슬려내었다.

다음날 아침, 전 가족 네 사람이 겨우 모여서 야유회를 갔지만 철주는 화가 나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까불고 떠들고 있는 병주를 노려보고 어머니가 주스를 권하자 마시려고 하지도 않았다. 아버지는 드디어 화를 냈다.

“가족이 즐겁게 놀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무엇이 기분이 나빠 삐친 거야. 너를 위해서 모두 불쾌해서는 어떻게 하라는 거야.”

하지만 철주는 집에 돌아 올 때까지 골이 나 있었다. 보통의 가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초등학교까지는 가족과 잘 다니다가
중학생만 되면 가족보다는 친구들과 같이 다니려고 하는 것이다.

중학생이 되어 사춘기에 접어들면 부모의 사고방식이나 태도를 비판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인생을 고집하기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만이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부모와 같이 가면 행동이 부자유스럽고 절대 복종해야 하기 때문인 것이다. 나름대로 생각한 것은 다 막혀버리고 타의에 의해서만 행동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가기 싫은 것이다.

어릴 때부터 아이와 목욕탕에 같이 다니면 좋다고 한다. 같이 서로 이야기하면서 등을 밀어주고 맨몸으로 부딪치면 거리감도 없어지고 늙어서도 아이가 부모의 아픈 곳을 헤아리고 쓰다듬을 수 있는 결속관계가 매우 강하게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결속이 강화되어야 단결심이 강하게 되고 친구들끼리도 의리 있는 학생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러나 학생들의 즐거움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같이하려고 하기 때문에 좋은 방향의 결속으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 학생이 병으로 잠시 쉬었을 때 모두가 교대로 그 친구의 집을 방문하여 그 날 학교에서 배운 것을 가르쳐 주고 격려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

친구와의 관계가 강하고 깊게 되어 가는 것은 사회에 대하여 눈을 떠가는 시기인 것이다. 그것은 가정으로부터 나온다. 부모나 교사로부터 배우지 않은 일도 친구에게서 배우고 서로 영향을 주는 시기인 것이다.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지도하고 싶은 것이 많이 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