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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의 자유학기제 정책추진과 과제

이영대(한국진로교육학회 이사)

1. 박근혜 대통령의 자유학기제와 관련된 공약내용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꿈과 끼를 살려주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학교 과정에서 한 학기를 진로탐색의 기회로 제공하는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것이 그 구체적 방안이다. 자유학기제에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의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으며, 학교생활기록부에는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기 위한 활동 내역을 기록한다. 또한, 학생이 자신의 꿈과 끼를 찾도록 시험 위주의 강의식 교육 대신에 토론 ․ 실습 ․ 체험 등 다양한 자율적 체험활동 중심으로 학교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초등학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폐지 및 중학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시험과목을 감축하려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자유학기제 운영 매뉴얼 및 프로그램을 개발 ․ 보급하고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제도를 개선하려 한다.

이와 관련하여 개인 맞춤형 진로설계를 지원하려 하고 있다. 진로상담교사를 대폭 확충하고, 고교에서 일정시간 이상의 직업 세계 체험교육을 권장하고, 지자체 및 공공 기관이 학생들에게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의무화하려 한다. EBS에 자아탐색, 직업 ․ 전공탐색, 진로목표 설정 등으로 구성된 온라인 지원 체제를 구축하고, 개인 맞춤형 지론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진로상담교사를 추가 임용 및 배치하고, EBS의 온라인 지원체제 구축을 위한 예산을 반영하려 한다.

이들 정책을 정리하면 ▲자유학기제 실시 ▲자유학기제 운영 매뉴얼 및 프로그램 개발·보급 ▲진로상담교사 대폭 확충 ▲고교에서 일정시간 이상의 직업 세계 체험교육 권장 ▲지자체 및 공공 기관이 학생들에게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 의무화 ▲EBS에 자아탐색, 직업·전공탐색, 진로목표설정 등으로 구성된 온라인 지원 체제 구축 ▲개인 맞춤형 진로컨설팅 무료 제공 등이다.

이들 정책 중 진로상담교사 대폭 확충과 지자체 및 공공 기관이 학생들에게 진로체험 기회 제공 등은 과거 그동안 추진하여 오던 사업으로 이를 확대 발전시켜야 하겠다.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통하여 직업세계 체험이 강조되면 고교에서 일정시간 직업세계 체험교육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감소되리라 본다. 기존에 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창의적 체험활동은 진로활동의 4가지 영역 중 하나인 직업체험을 강조하면 좋을 듯하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교육청이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를 시범 운영할 연구학교 11곳을 발표했다. 이들 학교는 올해 1학년을 대상으로 진로탐색 과정을 운영한다. 1학기부터는 지필고사 형식의 중간고사를 보지 않는다. 수행평가와 지필고사 형식의 기말고사 점수를 합산해 학기별 성적을 낸다. 1학년은 '진로와 직업'이라는 과목을 배우고, 학기마다 1∼3일 직업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2. 자유학기제 도입에 참고한 유럽의 제도

스웨덴에서 고교 입학 직전인 8~9학년에 진로체험을 하는 이유는 고교 과정으로 진학하면 사회과학, 경영, 공업 등 17개로 교육과정이 세분화돼 진로와 밀접히 연계된 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공업, 건설, 호텔 등 13개 과정은 필수적으로 15주 동안 학교 밖 직업 현장에서 현장 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자유학기제’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는 3년간의 ‘주니어 과정’(한국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2년간의 ‘시니어 과정’(고교)으로 올라가기 전에, 원하는 학생에 한해 1년간 시험에서 해방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1974년 도입된 뒤 10년간은 참여가 거의 없었지만, 1994년부터 정부의 본격적인 재정 지원이 시작되면서 참가율이 급증해, 현재는 70~80%가량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이 기간에 학생들은 교과서 없이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을 듣거나, 직장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여행을 가기도 한다.

아일랜드의 경우 현장직업체험인 TY(전환학년) 프로그램 운영 시 학교는 모든 자원(인적 자원) 활용의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서 학부모, 현장실습장소를 제공하는 업체 관계자, 또 넓게는 지역사회 관련 인물들을 교육파트너로서 설정하고 TY 프로그램 운영 전반에 걸쳐 참여를 유도한다. 효과적인 TY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학교 전체는 협력적 접근을 해야 하며, 각 학교는 교육부 지침 내에서 학생들의 관심과 요구에 맞는 고유의 TY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나라 외에 학생대상 직업체험 사례는 다음과 같다. 일본 직업체험 사례의 가장 큰 특징은 문부과학성 주관으로 전국단위의 직업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커리어스타트위크(Career Start Week)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 점이다. 커리어스타트위크 캠페인은 5일이상의 직업체험 활동을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인 ‘직업체험의 달’ 행사를 추진할 때, 효과성 분석을 통한 질적 제고, 체험처의 발굴과 함께 체험처와의 협력강화, 학교 내에서 직업체험 활동이 교육과정 내에 포함, 직업체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 양성 등을 고려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영국의 경우, 학교에서 1~2주간 현장직업체험 형태로 실시하고 있는 영국 현장직업체험(Work Experience)이 있다. 영국 현장직업체험은 학생의 능동적 선택과 참여를 장려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원하는 직업선택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되어 있다는 것, 직업체험이 다양하다는 점, 지역 내 조직과 사업체의 교육기부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등은 우리나라 직업체험 진로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어지는 내용은 교육평론 3월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