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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교육감들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에서 현재 심의 중인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 제정안에 교육자치를 저해하는 독소조항이 포함돼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통합을 지향하는 법안에 대해 교육감들이 반발하며 수정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는 3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해당 특별법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를 거쳐 법사위 심사를 진행 중이다.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발전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정부가 5년마다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과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통합하자는 내용이다.

교육감협은 "특별법 35조는 '국가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통합 노력을 국가의 역할로 규정했는데, 이는 헌법상 보장된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교육자치의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또 "그동안 교육계는 35조를 독소조항으로 인식해 '통합'을 '협력'으로 개정해 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하는 등 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법사위에서는 '행안위에서 충분한 심사 후 통과가 됐다'며 독소조항을 해소해 헌법정신을 수호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교육자유특구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의 특별법 제36조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교육자유특구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구체적인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특구에서는 학교 설립과 학생 선발이 보다 자유로울 것으로 점쳐진다.

즉, 제35조와 제36조는 공교육 생태계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교육감들의 입장이다.

교육감협은 "특구라는 선별적, 개별적인 접근이 공교육 생태계에 혼란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지역별로 서열화, 입시경쟁 유발 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지자체별로 투입되는 재정이 다르기 때문에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교육자치는 시도교육청, 지방자치는 시·도청으로 분리돼 있다. 교육감협의회장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헌법 및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고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호혜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35조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통합'이 아닌 '연계?협력'을 추구하는 내용으로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원단체인 교사노동조합연맹도 특별법이 국회 행안위를 통과한 뒤인 지난달 23일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는 서로 통합돼야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 복지와 교육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해나가야 하는 병렬적 관계"라며 "이 조항을 '국가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상호협력의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수정해 처리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