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고등학교의 교원능력개발평가에서 교사에게 모욕적인 성희롱·인권침해성 발언이 나오면서, 교원평가가 교사들의 교권·인권을 침해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또 다시 불거졌다. 세종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원평가 자유서술식 문항에 “XX 크더라 짜면 모유 나오는 부분이냐?”, “00이 우유통이 너무 작아”, “김정은 기쁨조나 해라 XX” 등의 차마 글로 옮기기조차 끔찍한 성희롱 글을 작성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각 교원단체는 성명을 발표하고, 교원평가가 교사들이 더 나은 교육활동을 위해 능력을 개발하고, 전문성을 신장시킨다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교사들에게 심각한 상처를 주고 있다며,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폐지할 것을 주장했다.
한국교총은, “현재 교원평가는 ‘인상평가’, ‘인기평가’, ‘모욕평가’로 전락해 당초 취지인 전문성 신장은커녕 교권·인권 침해의 주범이 되고 있다”며, “존재 의미가 무색한데도 관행처럼 되풀이하며 부작용만 초래하는 교원평가는 이제 용도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교원평가 폐지를 ‘7대 교육현안과제’로 제시하고 총력 관철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6월 27일부터 전국 교원 청원서명 운동을 펼쳐 12만 명 가까운 동참을 끌어냈고, 지난 10월 6일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명무실, 실효성 없는 현행 교원평가 폐지’를 촉구하며 서명 결과를 첨부한 청원서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전교조는 자유서술식 문항에 성희롱이나 인권침해성 글이 작성되는 경우가 많아, 교원평가 때마다 교사들이 심한 모멸감을 느껴야 했다며, 평가를 위한 익명성이 교사의 인권보다 우위에 있다 보니 학생이나 학부모가 쓴 글에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도록 한 교원평가 시스템 자체에서 기인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범죄성 글을 써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상황은 학생들에게도 전혀 교육적이지 않고 도리어 더 큰 범죄를 양산할 뿐이라며, 교육 당국은 즉각 철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원평가 자유서술식 문항은 교사들에게 성희롱, 인권침해, 모욕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합법적’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익명성에 기대어 갈수록 퇴색해 가는 자유서술식 평가를 즉각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교사노조 또한, “교원평가가 그 목적은 상실하고 익명 뒤에 숨어 교사들의 인권을 침해해도 무방한 무법지대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SNS상에서 공유되고 있는 교사에 대한 원색적인 모욕과 성희롱은 교원평가의 목적과 취지에는 전혀 부합되지 않으며, 피해교사 뿐 아니라 이를 인지한 교사들에게도 ‘언제든 나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며 심각한 상처를 남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상 악플에 가까운 답변 등으로 교사의 사기를 저하하는 역작용이 더 큰 불합리한 제도”라며, 전면 폐지하고 재설계하거나, 당장 자유서술식 평가 문항만이라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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