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영어 말하기는 원어민 교사의 수업을 선호하지만 쓰기는 한국인 교사의 수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쓰기 수업에서는 문장을 제대로 구성하기 위한 어법 설명이 필수적이므로 한국인 교사의 자세한 설명이 더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송민영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영어교육개선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영어 말하기와 쓰기 수업 방식을 제안할 때 각 지역 영어 교사의 연령 분포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령대가 높은 교사들이 오랜 교직생활을 통해 익숙해진 자신만의 수업 방식을 고수하려는 한편 말하기와 쓰기 수업은 익숙하지 않아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법 설명에 능숙한 영어 교사들의 노력이 뒤따른다면 수준 높은 쓰기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만큼 각 지역 교사 연령층의 특성을 고려하여 그에 적합한 수업 방식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송 위원은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의 도입과 정착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자신의 수업을 바꿔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고등학교 교사들이 당장 대학 수시 전형을 대비하는 학생들을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말하기와 쓰기 수업에 활용 가능한 자료를 절실하게 찾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의 실용영어중심 영어교육 정책에 따라 그간 여러 기관에서 다양한 교수 ․ 학습 자료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개발하여 서비스하고 있지만 막상 그 자료를 이용하고자 하여도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는 것.
이에 송 위원은 “교과부의 주력 사업의 하나로 EBS가 주관하여 2013년에 대규모의 영어 교사 포털사이트가 열릴 예정”이라며 “뿐만 아니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여 영어교육 관련 자료들을 한데 모아서 제공하기 위한 「KICE English Education」웹사이트가 개설되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영어 교육과정, 교수 ․ 학습 평가 관련 자료뿐만 아니라 영어교육모델 창의경영학교, 영어교육컨설팅단, 영어수업개선대회 관련 자료들을 탑재하여 교사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조창영 광양백운고 교장은 “NEAT 시험이 갑자기 확대 도입된다면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져 사교육의 욕구를 키우게 될 것”이라며 NEAT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 대상의 홍보 부족을 지적하고 “막연한 불안감 해소를 위해 무료 모의 NEAT 실시 횟수와 응시학생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아직도 학급당 학생 수가 40명 전후인 도시 학교에서 NEAT의 도입은 영어 교사들의 업무량 폭증과 이로 인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의 수능 영어와 NEAT 결과의 반영을 상당기간 동안 병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선영 국립목포대 교수는 “TOEFL, TOEIC, TEPS 등이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NEAT의 도입이 학생들의 평가시험리스트에 추가항목으로 편입된다면 시험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NEAT의 도입이 사교육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사전적 대응방안과 사후적 관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의는 지난 20일 교육정책네트워크가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에 대한 학교 수준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교육현장 순회토론회에서 논의되었다.
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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