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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정
경기도 일산 한수중학교 교사

내 교과목은 중등학교 ‘체육’으로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했다. 학부과정에서 무용교육이라는 교과목은 없었지만 체육교육대학원을 졸업함으로써 체육교사로 임용될 수 있었다. 임용 전 방과후 무용지도를 하면서 무용을 즐겁고 신나는 시간으로 만들고자 여러 가지 주제로 창작수업을 했다. 이 시간을 통해 학생들이 정해진 답이 없는 신체의 자유로운 표현을 통해 자신의 움직임을 인정받고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상대방의 다양한 표현을 보면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러한 교육이 학교 교과과정에 들어가면 많은 학생들이 성인이 되기 전에 자기 신체에 대한 인지와 더불어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학교 공동체 안에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우리’ 그리고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이 생기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재 중등학교는 박근혜 정부의 공약으로 1년의 교육과정이 자유학년제로 운영되고 있다. 주제선택, 예술·체육, 진로탐색,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이 운영된다. 학교의 운영 방향과 지역사회의 여건에 따라 수업이 조정되지만 무용수업은 주제선택에 채택이 어려우며 예술·체육이나 진로탐색, 동아리 활동도 교사가 학교에 재직중이거나 예술 강사를 신청할 경우에 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는 교육으로서의 움직임이나 예술로서의 무용교육이 일반 기본교육으로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무용교육이 학교 내에서 받기 어려운 이유는 체육과목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나는 2000년 임용된 이후로 체육을 전공한 선생님들과 함께 체육을 가르치고 있다. 학년의 모든 반을 가르칠 경우에는 단원을 자유로이 구성할 수 있으나 동일 학년을 다른 선생님과 함께 가르치는 경우에는 한 번도 무용단원을 가르쳐 본 적이 없다. 또한 중학교의 1주의 3단위 편재에서 2시간을 체육으로 1시간을 무용으로 구성하는 것도 협의가 된 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자유학년제에서 예술·체육에서 음악과와 협의하여 구성한 수업도 체육전공 교사의 단독 판단으로 수업이 거부된 경험도 있다. 무엇이 체육과에서 무용을 거부하는 요인이 되는지 모르겠으나 무용이 자연스럽게 체육과목에 수용되지 않는 경험은 임용시험부터 알게 되었었다.

교육현장에서 무용수업을 하는 것은 무용 전공자를 가르치는 것보다 많은 부분에 수고가 따른다. 무용을 단지 기능으로서가 아니라 문화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또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것에 다양함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감정은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지, 옳고 그름이 있을 수 없다. 또한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안전함을 주지 않고 판단을 하게 되면 자유로운 수업을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의 순발력과 언어의 사용이 중요하고, 수업 평가 부분에서도 교사의 수업에 대한 철학적 기준이나 교육에의 가치관이 없으면 학생이 수업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며 공동체를 배워가는 것에 혼란을 줄 수 있다.

무용은 신체를 통한 지적활동을 동반한 창조적 표현활동이다. 학교에서의 무용교육은 대학에서의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의 삼분법적인 교육과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발견하고 공동체를 세우는 전인교육이 가능하다. 하지만 체육교과 안에서의 무용교육은 많은 부분에서 실현되고 있지 못하다. 현재 무용교과 교원자격증이 발급되어도 임용시험이 시행되고 있지 않으며 무용전공자들은 체육교사자격증으로 체육수업 안에서 무용수업을 하고 있다. 또한 교과목의 부재로 단독 수업도 어렵다. 이에 체육교과 내의 무용/표현 수업의 비중을 늘리고 무용창작 표현을 위한 수업개발 연구가 지속되어야 하며 예술 교과군 내에 예술교과로서의 독립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