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라 약 한 달 남은 가운데 주요정당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정시확대 입장을 밝혀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입지 전형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제도를 불신하게 된다며 수시 비중이 과도한 학교의 정시비중을 충분히 늘리고, 수시전형이 공정하게 치러지도록 감시기구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이 후보의 ‘3대 공정정책’으로 사시부활, 정시확대, 공정 채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최근 청년층의 주된 공정상으로 인식되는 ‘시험 공정’에 방점을 찍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지난해 경선과정에서 정시확대를 검토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또, 학생부 종합전형 등 수시전형의 불공정 시비를 막겠다며 입시 비리가 확인되면 대학 정원을 축소하거나 관련자를 파면하겠다고 피력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수시를 없애겠다고 밝히면서 모든 대입과정에 수능을 반영하고, 수능도 1년에 두 번 치르겠다고 전했다. 유독 심상정 정의당 후보만이 정시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시험제도를 고치는 것보다 출발선을 동등하게 하고, 지위, 소득 격차가 적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선 후보들의 정시확대 공약이 잇따르면서 교육계는 불편한 분위기다. 지난 3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정지현)은 수능개편 없는 정시확대 공약을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수능은 상대평가로 치러지고 간혹 세계 석학도 풀기 어려운 초고난도 문항이 나오기 때문에 초중고 학생들이 과도한 입시 경쟁에 내몰린다는 이유다. 또 정 대표는 수능 대비가 용이하고 고득점자가 많이 나오는 지역과 계층에 유리하다고 지적, 상위 경제력을 갖춘 계층과 사교육 과열지구로 불리는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국민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국민을 분열시키는 공약이라며 비판했다.
모든 시험은 공정하게 치러진다. 하지만 지역과 경제력으로 출발선이 다르다면 자연스레 공정에서 멀어진다. 지금까지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또 2025년 고교학점제에서 2028년 개편될 대학입시까지 교육계는 좌나 우나 지혜를 모아왔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교육은 경쟁구도가 아닌 百年之大計(백년지대계)로 앞으로 최첨단 시대를 끌어갈 인재를 흔들림없이 키워가야 한다. 5년간 지낼 표심 좀 얻으려 이용하거나 흔들 수 있는 대상으로 생각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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