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이 자세히 안내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 학부모 뿐만 아니라 교사 역시 학생부 기재에 대해 어려워 하는 부분이 많은 실정이다.
주요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상당 수의 학생을 선발하고, 이와 관련한 공정성 시비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올바른 학생부 기재가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지난 2019년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따라 자소서가 폐지되면서 학생부에 대한 비중과 중요도가 커진 상태이다, 올해 수능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도 줄을 잇는다.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은 지난 2021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정부가 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교과성적 위주의 지역균형 선발을 권고하면서 올해부터 학생부교과전형이 도입된다.
급변한 지형 및 교육부의 과도한 공정성 강화 방안에 오히려 교사를 비롯한 학생, 학부모들은 오히려 학생부 기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정확한 기준을 알지 못해 당장 올해 수능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학생부 금지어는 총 2만5000여 개다. 교과학습발달상황, 창의적체험활동 등 학생부를 등록하는 나이스(NEIS)상에 ‘서적’ ‘책’ ‘참여’ ‘도서’ ‘발표’ 등과 같은 일상 단어가 금지어로 분류돼 있다. ‘나이지리아’ ‘천문학자’ ‘천체물리학자’ ‘국제’ ‘타국’ ‘병원’ ‘영화감독’ ‘가상현실전문가’ ‘간병인’ 등도 금지어에 포함됐다. 교사가 학생의 활동에 관해 ‘책을 읽고 발표에 참여해 진로 적성을 발견했다’고 학생부에 기재하려고 하면 ‘책’ ‘발표’ ‘참여’가 금지어라는 안내 문구가 뜨는 식이다.
예를 들어 세계지리 과목에서 ‘미국의 산맥을 탐구해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식으로 교과활동을 설명할 수도 없다. 국가 이름 역시 금지어다.
이와 같은 문제 제기에 교육부는 “본 시스템 내 구축된 기재 금지어를 사용하였을 시 나타나는 메시지는 교원이 학생부 기재 시 참고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며, 교원 개인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각급 학교, 관할 교육청의 감사 등에 활용되는 자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현재 탑재된 기재 금지어 목록 중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는 불필요한 단어 목록을 정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요소에는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학교생활기록부 그 자체가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학생부 기록에 불균형성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문구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실태는 공정성을 “미리 금지한다”로 이해하고 실행에 옮긴 처사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 보다 더 ‘공정’한 방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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