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우려와 긴장 속에서 신학기가 열렸다. 그리고 어김없이 온라인 클래스 ‘먹통’으로 언론면이 도배됐다. 교사와 학부모는 “또?”라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이미 몇 차례 혼선을 빚었던 원격수업 시스템이 다시 데자뷰를 일으킨 것이다.
교사가 올린 동영상이 수업 목록에 나타나지 않거나, 사이트 접속이 지연돼 실시간 수업에서 교사의 말소리가 끊겨 들리거나, 학생들이 수업 도중 6-7명씩 튕겨나가는 일이 빈번했다. 수강 완료율이 100%에 미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나타난 것이다. 교사들은 어쩔 수 없이 줌(Zoom)으로 안내하여 다시 수업을 재개해야 했다.
교육부와 EBS는 시스템 안정화와 고도화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교사들 역시 이렇다 할 해결책을 알 수 없지만 민원은 교사와 학교에 쏟아졌다. 일부 학교 교장은 이러한 문제에도 교사들에게 “일단 진행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학생도, 수업도, 인사도 없이 개학은 “일단” 시작 된 것인가?
교육부에 의하면 개학일인 지난 2일 오전 10시 기준 공공학습관리시스템 누적 접속자는 약 60만 명이었다.
그러면서 시스템 먹통에 관련하여서는 “시도교육청과 협력하여, 선생님과 학생들이 개편된 공공학습관리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3월 첫째 주(3.2.~3.5.)를 사전학습·적응 기간으로 활용하도록 현장에 안내하였으며, EBS와 협력하여 지속적인 기능 개발 및 개선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기능을 익히고 편리하게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3일, 실제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어떻게 사이트를 활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점심시간이 지나 EBS 온라인 클래스에 접속을 시도해보았다. 그러나 로그인 단계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몇 차례 더 시도해보았지만 진전은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개학 당일 EBS 온라인 클래스 측은 “정상 운영”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내보냈다. 그러면서 온라인 클래스 고객센터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교사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특히, 올해부터는 공공학습관리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화상수업서비스를 도입하는 한편, 교원 의견수렴을 통해 학습관리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을 일부 추가”하였다면서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맘때도 현재와 같은 문제로 또, 오늘과 같은 내용으로 작성된 수많은 기사들이 기억난다. 교육부의 대응은 굳이 기억할 필요도 없이 오늘도 반복되고 있다.
올해도 다시 ‘먹통’ 개학이다. 시스템도 소통도 대응도 ‘먹통’뿐인 개학날은 왜 한치도 낯설지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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