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신장과 교육주체들의 의식 개선
대전광역시교육청
학생생활안전과장
나태순
Ⅰ. 교권 침해 환경 심화
요즘 정년퇴직을 하고 교단을 떠나신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소회를 여쭤보면 예전과 많이 다른 것 같다. 예전엔 교단을 떠나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났으나 최근엔 ‘후련하다’, ‘미련이 없다’는 표현들을 자주 듣게 된다.
그만큼 교직을 수행하기가 어렵고 교권이 위협을 받는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는 반증일 것이라 생각되어 가슴 한편이 어둡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31조(학생의 징계)의 개정으로 체벌이 금지되고 일부 시·도 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발표, 시행하면서 학생들의 인권의식은 높아지고 교권 침해 원인의 가장 큰 요인이 사회 전반의 ‘교권경시 풍조 만연(44.9%)’이라는 응답이 나올 정도로 교사의 권위는 낮아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 발표된 학교폭력대책 관련 법령이 2012.5.1부터 전면적으로 실시되고,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됨에 따라 진실공방을 둘러싸고 가·피해 학생의 학부모들로부터 담당 교원과 학교가 많은 시달림을 받고 있다.
이렇게 교권 침해 환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체벌이 허용된다고 해서 학생들이 교권을 존중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세태며, 체벌을 하지 않고도 존경받는 교사들이 있었다.’는 김성기 교수(2012)의 관점에 전적으로 동감을 표시하며, ‘교권과 학생인권이 상생하는 길은 있다.’는 희망적인 제안에 공감하면서 대전지역의 교권 침해 현황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교권 침해 현황1)
가. 교권 침해 유형
김성기 인용 연구(2012)에 의하면 교원들이 교권 침해자로 학부모(43.5%)를 가장 지적하였으나 대전지역은 2010학년도 9건(4%), 2011학년도 3건(2%)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폭언과 욕설(3개년간 50% 내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다른 지역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수업진행 방해가 평균 30%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교사들의 수업진행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매년 교권 침해가 늘어나는 추세이며, 중학생의 교권 침해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나. 교권 침해 사례
교사에 대한 폭언이나 욕설, 수업방해가 나타난 사례를 서술식으로 조사한 결과 교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는 경우들을 볼 수 있다.
그 사례들을 열거해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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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이나 욕설 사례>
- 수업시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여 이를 압수하는 과정에서 손톱으로 교사에게 상해를 입힌 적이 있음. 교사의 지도에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자주함
- 학생이 감정조절이 안돼서 교과담임교사에게 모독적인 언어사용
- 과제를 해오지 않아 뒤로 나가 서있으라고 지시하자 이에 불응하고 폭언 및 협박을 하고 교실을 이탈하였음
- 수업 중 태도가 불량한 학생을 지도하자 교사에게 욕설을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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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방해 사례>
- 여교사의 수업 중에는 수업진행을 어렵게 하며 지도 시에는 심한 반발을 함
- 해당학생은 수업시간에 잠을 자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마음대로 돌아다녀서 수업에 지장을 크게 줌
- 수업 중 동전 치기를 하는 등 계속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교사가 지도하자 욕설을 하고 불손한 행동을 함
- 수업중 귀걸이를 빼라는 교사의 지도를 소리 지르며 거부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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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불응 사례>
- 무단결석, 무단지각, 무단조퇴 및 교칙에 어긋나는 복장, 두발 불량으로 지도하는 담임교사의 교육적 지도에 불응함
- 강당에서의 흡연, 교실에서의 사행성 도박, 무단결과를 하는 학생을 교육적 지도하였으나 불응함
- 쉬는 시간에 담임교사가 교실을 순찰하다가 학생들이 모여서 보고 있는 MP3 내용을 확인하려고 하자 힘으로 교사를 제지하고 끝까지 지시에 불응함 |
다.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 내용
교권 침해 학생의 징계 내용을 보면 특별교육(38.5%), 사회봉사(29%), 교내봉사(24.5%), 퇴학(8%) 순으로 나타나 학생에 대한 처벌은 미흡하고, 바로 교실에 들어오기 때문에 교사의 무력감이 발생할 수 있다.
Ⅲ. 학교문화 개선을 통한 교권 보호
가. 교육수요자의 원활한 의견 수렴 시스템 구축
1) 학생 자치활동 활성화
학생들의 의견수렴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불만요인이 해결되어 교권 침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미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문화선진화를 위해 학생 참여를 중시하는 2009개정교육과정을 통해 창의적 체험활동을 강화하고 그 중에 자치활동 영역에서 학급회와 학생회 활성화를 위한 시간을 부여하였다.
「학교문화 선진화를 위한 학생자치활동 길잡이(2011.2, 교과부-대전광역시교육청)」를 제작하여 모든 학교에 배부하였다. 기반이 갖추어졌기 때문에 단위 학교 구성원들의 활성화 의지가 성패를 가름할 수 있을 것이다. 길잡이에 안내된 주요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 학급회와 학생회 구성․운영
- 참여․소통의 학교행사 만들기
- 학교생활규정 재․개정 참여 방법 및 구성원 의견 수렴 방법
- 학급규칙, 학생자치법정 운영 요령
- 동아리활동 및 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
2) 학부모의 민원요구 절차 안내
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가 다각도로 이루어지고 있고, 특히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제15조:학교폭력 예방교육 등)에 학기당 1회씩(연2회) 실시하도록 명문화 되었다. 학교폭력 발생이나 안전사고 발생 시 대처요령을 학부모회의를 통해 수시로 안내하고 입학 시에 학교의 생활규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안내가 필요하다.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사안의 합리적 처리가 안돼서라기보다는 초기 과정에서 학부모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소한 계기가 일을 크게 번지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안내하고 불편함이 없도록 돕는 자세가 필요하다.
학교 내에서 사고 발생 시 활용할 수 있는 기구로는 「학교폭력전담기구」가 있으므로 학교폭력뿐 아니라 안전사고까지 같이 취급하여 위원회의 분산을 막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이어지는 내용은 <교육평론> 7월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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