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몇 시도교육청을 중심으로 교육공무직도 인사 발령을 내면서, 근무지를 바꾸거나 업무를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경남도교육청은 최근 약 3,800여 명의 교육공무직의 전보 인사 발령을 냈다. 관계자는 대대적 인사발령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교육공무직 인사 발령은 장기 근무하면 창의적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등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희망하는 기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공무직의 근무의욕 고취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교육공무직은 교사가 담당하는 학생 지도, 수업 이외의 교육실무와 행정실무를 담당하는 이들을 말한다. 전산실무사, 과학실무사, 행정실무사, 교무실무사, 방과후업무실무사, 급식 조리사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를 보니 왜 교육공무직은 왜 그간 인사 발령이 없었는지 그들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게 했다. 또한, 이들이 일하면서 겪고 있는 부당함은 없는지 궁금해졌다.
교무실무사로 일하고 있는 A씨는 “교육공무직은 새로운 업무가 아닌 협조 업무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정해진 업무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 전보발령이 있긴 하지만 학교를 옮기는 정도다. 계속 같은 업무를 하기 때문에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육공무직이 개인이 가진 업무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이들의 존재감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있어 간혹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A씨는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해 도움을 주는 입장이라, 선생님들이 협조 업무를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책임 소지를 미루다보면 업무 능률이 간혹 더뎌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육공무직이 ‘행정 업무 경감’ 차원에서 도입된 직무이다보니, 이에 대한 성과를 수치적으로 보여주는데 급급한 교육청도 있었다.
A씨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가시적인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교육공무직이 얼마나 많은 기안을 내고, 처리했느냐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며 “이 때문에 담당 실무사가 자기가 맡은 업무 외에도 다른 기안까지 처리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 교육공무직이 도입된 목적이 흐려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각 시도교육청별로 교육공무직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적 움직임이 있고, 학비연대와 같은 노조가 그들의 의견을 대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의 도움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소수의 시각이 변화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한다. 학교의 행정업무를 나눠 담당하는 만큼, 이들의 존재가 꼭 필요하지만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아준다면 교육은 교육대로, 행정은 행정대로 흘러가지 않을까. A씨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수업으로 힘든 선생님들의 업무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내가 맡은 업무의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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