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국민권익위원회는 현금으로 납부하던 수능응시료를 신용카드, 스쿨뱅킹, 가상계좌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납부하도록 권고했다. 국민신문고의 의견을 반영한 것도 있지만 수험생들의 편의를 위해서 이 같은 권고안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학교에서는 수능응시료 현금 납부가 이뤄지고 있고, 고3 담임 등 교사들이 직접 걷고 있다.
권익위의 권고가 현장에서 빠르게 시행될 수 없는 어려움도 분명히 있다. 수험생마다 응시하는 영역 수가 다르고 그에 따른 금액도 다르다. 이를 잘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행정실이 아닌 가장 가까이 있는 교사들이다. 또한 학교 현장의 업무 처리 과정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경우도 있어 상황이 제각기 다르다.
현재 평가원은 CMS징수(스쿨뱅킹)와 같은 세부적인 수능응시료 납부 방법과 관련해서는 시도교육청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스쿨뱅킹으로 처리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불편한 사람은 선생님들이 아닌가 싶다. 응시 영역 수에 따라서 적게는 3만7000원, 많게는 4만7000원을 내야 한다.
이에 대해 전교조 경남지부도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으로 계산했을 경우 최소 100만원 이상, 학교 전체 진학 담당 교사는 1000만원이 넘는 현금을 징수하고 보관해야 한다. 이는 현금 수납으로 인한 분실의 위험, 관리의 어려움 뿐 아니라 수시원서 준비 기간과 겹쳐 입시지도에 소홀하게 되는 문제도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수능이 약 2달여 정도 남았고, 8월 22일부터 9월 6일까지 원서접수가 진행된다. 하루하루가 귀한 시간인 수험생들과 선생님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지도하기에도 모자란데, 그 시간을 원서비 수납으로 보내야한다는 사실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선생님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쏟아지는 요즘이다. 공문이나 불필요한 출장을 줄이는 것도 좋지만, 정말 세세하고 민감한 이런 부분을 먼저 신경써줘도 좋을 것 같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입시 지도를 위해 1분 1초를 더 쓸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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