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교육청이 주목되는 조치를 단행했다. 소수의 성적 우수자들에게 고교 면학실을 우선 배정하던 관행을 없앤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의 인천 일반고와 특목고 94곳에서 지금까지 면학실을 성적순으로 배정해 왔다. 이런 관행은 수십년동안 계속돼 왔다는 것이다.
이들 학교의 면학실은 일반 교실과 확연히 다르다고 한다. 사설독서실처럼 칸막이 책걸상과 개인 조명을 갖추고 있으니 홀로 집중적으로 공부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개인 사물함까지 설치했다. 그런데 이런 시설을 성적 좋은 ‘우수학생’들에게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니,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의 소외감은 헤아리기 어렵지 않다. 그런 점에서 면학실 차별운영은 ‘관행’이라기보다는 ‘악습’에 가깝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2008년 "성장 과정에 있는 학생에게 열등감과 소외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하고 '성적순 면학실' 운영을 시정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인권위원회의 이런 권고가 아니라도 단지 ‘성적’이라는 잣대 하나만으로 면학실 운영에 차별을 두었다는 것은 교육기관이 할 일은 아니다. 뒤늦게나마 해묵은 악습을 시정하기로 했다니 다행스럽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이는 인천지역만 해당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전국의 많은 고등학교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인천교육청의 이런 조치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서는 학생들이 다 함께 즐겁고 화합하는 가운데 함께 면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설과 분위기 개선에 힘써야 한다. 이를테면 도서관 시설을 대폭 확충하거나 개선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면학실 운영을 개선한 결과 학생 스스로 청소를 하기도 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까지 학업에 다소 소홀했던 학생들도 심기일전해서 분발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런 것이 바로 진정한 교육이라 할 것이다. 학교 홀로 이런 개선을 꾀하기 어렵다면 교육청이나 지역사회가 함께 도와줘야 한다. 필요하다면 교육부도 이같은 악습을 개선하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학교로서는 대학진학률을 높이는 등의 목표를 위해 학생들을 독려할 필요성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교육적인 방식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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